한진그룹 '백기사' 나선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6.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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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매입·향후 10%까지 지분 확대-한진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 매입 추정

한진과 한진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한진 사옥. 2019.2.10/뉴스1  한진과 한진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한진 사옥. 2019.2.10/뉴스1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 (22,250원 ▼700 -3.05%)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59,500원 ▲100 +0.17%) 지분을 매입했다. 한진그룹이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펼치는 가운데 '백기사'로 등장했다.



미국 델타항공은 20일(현지 시간)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뎉타항공은 조인트벤처(합작사)을 만들어 양국 간 직항 13개 노선과 370여 개 지방도시 노선을 함께 운항하고 있다.

에드 바스티앙 델타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세계 최고의 환태평양 합작회사를 공동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가 우리가 합작 회사의 가치를 계속 쌓을 때 우리의 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바스티안 CEO는 "양국(한·미) 규제 당국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백기사' 나선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포함한 한진가(家)의 한진칼 지분율은 28.95%다. KCGI가 15.98%를 국민연금이 4.11%를 보유하고 있다. KCGI는 지난 4일에는 조 회장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지급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그룹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한진가는 KCGI와의 분쟁에서 경영권 분쟁에서 큰 우군을 가지게 됐다. 델타항공이 향후 한진칼 주식을 10%까지 늘릴 경우 우호지분만 40%에 육박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협력관계에 있던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었다"면서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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