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식에도 주가 '뚝'…제약·바이오 투자 주의보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6.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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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셀,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엔지켐생명과학 전날 급락…"섹터 전체 민감하게 반응"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코스닥 중견 바이오주들의 주가가 전날 대폭 하락했다. 대규모 유상증자, 임상 실패 루머 등 이유는 제각각인데, 작은 소식에도 주가가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기업의 경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주가 변동성이 크다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이처셀 (8,650원 ▲30 +0.35%)은 주가가 23% 폭락했고 에이치엘비생명과학 (16,950원 ▼530 -3.03%)은 16%, 엔지켐생명과학 (1,880원 ▲13 +0.70%)은 주가가 12% 하락했다. 네이처셀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이날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고 엔지켐생명과학만 소폭 반등 중이다. 세 종목은 모두 시가총액이 5000억원 전후인 '중견급' 코스닥 바이오주들이다.



네이처셀의 하락이유는 뚜렷하다. 네이처셀은 전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가 희석 효과가 우려돼 악재로 분류된다. 여기에 라정찬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뤄진 유상증자 결정이라 충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네이처셀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의 하락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코넥스펀드의 청산에 따른 수급 문제라는 것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넥스에서 지난해 2월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업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일부 코넥스펀드가 청산하면서 매물이 쏟아져나왔고, 이 매물이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봤다.



전날 시장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이 실패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회사는 "엠지켐생명과학의 글로벌 임상시험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시장에서 돌고 있는 임상시험 실패 루머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 하락한 주가는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역시 이유가 복합적이다. 우선 보유 중인 LSKB 지분 매각에 대한 우려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 중인 LSKB는 에이치엘비가 지분 59.83%를 보유하고 있고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9.02%, 손자회사인 라이프리버가 6.09%를 가지고 있다. 지분이 매각될 경우 이번달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리보세라닙이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된다. 이날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역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 하루동안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투자자들은 이에 "공매도 세력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심사 회부 결정을 앞두고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여부를 이날 결정할 예정이다. 식약처가 해당 서류를 ‘허위’로 규정한 만큼 업계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상폐 심사 대상으로 분류될 거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PB는 "인보사 사태로 현재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이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확인되지 않은 소식에도 주가가 크게 요동쳐 저점 매수하겠다고 섣불리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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