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트럼프-시진핑 회담 성사에 껑충…다우 1.4%↑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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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다음주 G20서 정상회담 "무역협상 재개"…ECB총재 "물가 안 뛰면 경기부양" 금리인하 시사

[뉴욕마감] 트럼프-시진핑 회담 성사에 껑충…다우 1.4%↑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 개최와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하면서다.

이날 시작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신호가 나올 것이란 기대도 한몫했다.

◇트럼프-시진핑, 다음주 G20서 정상회담…"무역협상 재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3.01포인트(1.35%) 오른 2만6465.5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28.08포인트(0.97%) 오른 2917.7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8.86포인트(1.39%) 뛴 7953.88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양국의 무역협상도 재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시 주석과 매우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며 "다음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에서 확대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중국은 전날까지도 양자회담 개최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으며 미국의 애를 태워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팀이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사실상 무역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중국은 지난달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발표된 뒤 무역협상을 거부해왔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선 양국 무역전쟁과 북핵,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오는 20~21일 방북하는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지 관심이다.

그러나 관세 등 무역 문제에 대해선 양국의 입장 차이가 커 이번 회담에서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3250억달러(약 385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전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완벽하게 행복해'(perfectly happy)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최근 미중 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는 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상호 존중과 호혜 공영을 바탕으로 조화와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관계 발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길 원한다"며 "경제무역 문제는 평등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고, 서로의 합리적인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좌천 검토"…백악관 "지금은 아냐"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에 들어갔다. 결과는 19일 발표된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통화정책 성명에 금리동결 기조를 뜻하는 '인내'(patient)란 표현이 빠지고,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나 적극적인 경기 대응 의지 등 향후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비둘기'(통화완화주의)적 문구가 포함될지 여부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 발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다음달 또는 9월까지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약 23%, 다음달까지 최소 한차례 인하될 가능성을 약 85% 반영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한차례 이상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약 94% 반영돼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에 반해 지난해 금리인상을 강행한 파월 의장을 단순 이사직으로 좌천시키는 방안을 올초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와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백악관은 부인하지 않고, 지금은 좌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만 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지난 2월 파월 의장을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이사직으로 강등시키는 방안의 합법성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파월 의장이 지난해 정책금리를 총 4차례나 인상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건 6개월 된 이야기"라며 ""지금은 파월 의장의 직위를 변화시킬 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셸 스미스 연준 대변인은 "법에 따라 연준 의장은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해임될 수 있다"고 밝혔다.

1977년 전까지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 인준을 받은 연준 이사 가운데 의장을 지명할 수 있었지만, 이후 법 개정으로 지금은 상원이 연준 이사직 인준과 별개로 연준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다시 승인해야 한다.

◇ECB총재 "물가 안 뛰면 경기부양" 금리인하 시사

ECB(유럽중앙은행)도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계획을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중앙은행 포럼에서 "앞으로 경기 전망이 나아지지 않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도 높아지지 않는다면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자산(채권) 매입 등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ECB의 기준금리는 0%다.

최근 하락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이 이 같은 발언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유로존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1.2%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ECB의 목표치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ECB는 당초 올 연말 또는 내년초로 예고했던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중반 이후로 연기했다.

이에 더 나아가 ECB는 금리인하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6일 ECB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포워드(선행) 가이던스가 금리인상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ECB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행동을 결정하고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우발상황의 경우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수단을 포함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드라기 총재가 방금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고 발표했고, 이는 즉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렸다"며 "(유럽이) 미국을 상대로 불공정하게 쉬운 경쟁을 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그들(유럽)은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수 년 간 교묘하게 이런 일을 해 왔다"며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오늘 유럽증시는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유럽증시는 급등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2포인트(1.67%) 오른 384.78에 장을 마쳤다. 5개월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DAX지수는 245.93포인트(2.03%) 급등한 1만2331.75,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18.78포인트(2.20%) 뛴 5509.73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85.73포인트(1.17%) 오른 7443.0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뛰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15달러(4.14%) 급등한 54.0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현지시간 밤 10시18분 현재 배럴당 1.34달러(2.20%) 오른 62.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5시2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0.09% 오른 97.64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일 대비 0.54% 상승한 온스당 1350.10달러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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