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앤아더스토리즈
앤아더스토리즈와 펀 팬즈는 스페인 공방에서 제작되는 자작나무와 코튼 소재의 손 부채 5종을 출시했다. 이들은 이를 사용해 은밀히 소통할 수 있는 팬 랭귀지까지 고안해 선보였다.
스타일M이 '펀 팬즈' 공동 대표 데이지 호펜과 아만다 보르버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펀 팬즈'(Fern Fans)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이지 호펜, 아만다 보르버그/사진제공='펀 팬즈'(Fern Fans)
런던 PR 에이전시 설립자인 데이지 호펜과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의 디자이너 아만다 보르버그가 펀 팬즈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오랜 친구이자 수많은 부채를 모아온 '부채 매니아'인 두 사람은 포토그래퍼 칼 블로스펠트의 양치식물 사진에 영감을 받아 '펀 팬즈'를 론칭했다.
부채는 무더운 여름철 훈훈한 바람을 만들어내는 실용적인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펀 팬즈는 이를 '패션 액세서리'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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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펜과 보르버그는 "부채는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액세서리"라며 "한 번 쓰고 버리는 용도가 아닌, 사람들이 갖고 싶을 만큼 모던한 디자인의 질 좋은 부채를 만드는 회사가 없어 직접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앤아더스토리즈 X 펀 팬즈 '부채 코랩 컬렉션'/사진제공=앤아더스토리즈
두 사람은 "이번 협업 컬렉션은 앤아더스토리즈의 신상 컬렉션과 조화로운 컬러 톤으로 어우러지도록 하면서도 '덴마크적인' 디자인 미학에 신경 썼다"고 입을 모았다. 북유럽, 특히 덴마크 특유의 미니멀하고 모던한 디자인, 따뜻하고 아늑한 색감을 적극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앤아더스토리즈 펀 팬즈 코랩 부채 컬렉션/사진제공=앤아더스토리즈
두 사람은 "여름 결혼식이나 특별한 행사에 어울리는 아이템이지만 클럽이나 페스티벌에 가져가도 좋다"고 추천했다. "핸드백에 들어가는지 꼭 확인하라"고 실용적인 조언까지 건넸다.
간편한 손 선풍기에 익숙한 한국 젊은이들에겐 어떻게 어필하고 싶냐 묻자 쿨한 답변이 돌아왔다.
두 사람은 "부채만 놓고 보면 올드한 액세서리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채가 손 선풍기보다 훨씬 시크하지 않느냐"며 "젊은 세대들이 고전적인 액세서리와 크래프트, 이를테면 '뜨개질' '자수' '꽃꽂이' 같은 것을 재발견하고 자신만의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주하는 건 매우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호펜은 "부채는 오랜 역사를 지닌 액세서리 중 하나로 매우 우아하다.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을 위한 물건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당신의 어머니와 할머니도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펀 팬즈와 앤아더스토리즈가 고안한 현대적인 부채 밀어 3가지./사진제공=앤아더스토리즈
펀 팬즈와 앤아더스토리즈는 과거 로맨틱한 맥락에서 쓰였던 부채 언어를 현대 여성들을 위한 언어로 재탄생시켰다. 협업이 시작된 포인트도 바로 여기다. 부채 언어를 남녀 간 오가던 관능적이고 은밀한 것에서 현대 여성들 간의 소통으로 확대해 서로 유대감을 느끼자는 것.
앤아더스토리즈 코랩 총괄 대표 안나 니렌은 "은밀하지만 확연히 다른 세 가지 제스처를 통해 부채를 든 사람끼리 말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표현을 고안했다"며 "이를 활용하면 아무 말 하지 않고도, 미묘한 3가지 제스처만으로도 마음을 연결하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펜과 보르버그 두 사람은 "여성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수 세기 동안 사용되어 온 부채 밀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얼굴을 가리거나 파티 같은 장소에서 밀담을 나눌 때 유용하게 사용해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