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수제맥주 만든 브루마스터, 맥덕 성지를 만들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06.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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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eat)사이드]오진영 데블스도어 브루마스터

편집자주 히트상품 하나가 죽어가는 회사도 살립니다. 때문에 모든 식품회사들은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을 히트상품, 즉, '잇(eat)템'을 꿈꿉니다. 하지만 히트상품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잇(eat)사이드'를 통해 잇템 만들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열정과 눈물을 전합니다.

17년간 수제맥주 만든 브루마스터, 맥덕 성지를 만들다


17년간 수제맥주 만든 브루마스터, 맥덕 성지를 만들다
"오픈 준비 기간만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양조 장비를 도입하는 것부터 공사기간에 배관 하나하나까지 모든 부분을 살폈고 수제맥주는 한 제품당 6개월간 30가지 종류 이상을 만들어 테스트해 완성했죠."

데블스도어 수제맥주 양조를 총괄하고 있는 오진영 데블스도어 브루마스터(과장)는 17일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호불호가 없이 고객들이 받아 들일 수 있는 맥주를 만들려고 했다"며 "라거 위주인 국내 맥주 시장에서 다른 맥주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게 개발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2014년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에 문을 열며 국내 대표적인 수제맥주 펍으로 자리잡은 데블스도어는 '맥주덕후'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해 오픈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최근 누적 300만잔 판매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을 선공장식 수제맥주 업체가 아닌 수제맥주 펍에서의 판매량으로는 국내에서 손 꼽힐만한 수준이다.

오픈 첫 해 4만잔에 그쳤던 맥주판매량은 2015년 44만잔, 2016년 59만잔, 2017년 65만잔에 이어 2018년 86만잔까지 늘었다. 올해는 100만잔 이상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맥주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연 생산량 200Kℓ 규모의 센트럴시티점 제조장에 이어 스타필드 하남점에 제2제조장(220Kℓ)도 설치했다.



오 과장은 2002년 국내에서 소규모 맥주 제조가 허용되면서 수제맥주에 뛰어든 국내 1세대 브루마스터다. 사실 당시에 맥주에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대학 시절 수제맥주 시장이 열리면서 당시 조선호텔이 운영하던 오킴스브로이하우스에서 브루마스터 취업의뢰가 들어와 우연히 맥주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문을 연 수제맥주 전문점들은 독일 등 외국인 브루마스터를 대부분 고용했다. 오 과장도 독일인 브루마스터와 함께 도제식으로 수제맥주 공정을 하나하나 배웠다.

이어 2013년부터 신세계푸드에 합류해 데블스도어 준비를 맡았다. 오 과장은 "설비 도입부터 모든 작업을 봤기 때문에 맥주 제조와 판매를 시작하고 생기는 문제들을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수제맥주는 데블스도어 페일에일. 수십가지 종류의 홉, 맥아 등 원재료를 가지고 여러 방식으로 30개 이상의 버전으로 페일에일을 만들었다. 여러 차례 사내외 테스트를 거쳐 가장 호평을 받은 결과물을 선택했다. 최초 4종류에서 시작해 지금은 페일에일, 데블스 IPA, 데블스스타우트, 헬레스라거, 데블스 IPL, 레페바이젠, 다크바이젠, 세종에일 등 8가지 종류의 수제맥주를 제공한다.


신제품 개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수제맥주 캔 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뉴잉글랜드스타일의 IPA를 준비중이다. 캔 제품의 경우 고객들의 테이크아웃 요청이 많아 출시하게 됐다. 오 과장은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를 고객들에게 더 다양하게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개발자가 알려준 '수제맥주' 맛있게 먹는 방법!
맥주별로 맞춤형 안주가 있습니다. IPA는 홉 비율이 높아 향이 쎈 맥주여서 양념이 많거나 매운 느낌의 강한 맛의 안주가 어울립니다. 밀맥주는 샐러드 같은 가벼운 안주가 좋고요. 흑맥주는 의외로 아이스크림이 최고의 궁합입니다. 안 드셔 보셨나요? 데블스도어에 오시면 '비어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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