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의 생일선물…골란고원에 '트럼프' 이름붙인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6.17 14:55
글자크기

네타냐후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친구"… 정착촌 합병 내세워 5선 성공
야당서 "가짜 정책" 조롱도 … 연정구성 실패 오는 9월 다시 선거

1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부이 사라 부부(오른쪽)가 '트럼프 고원'으로 새로 이름 붙인 정착촌 명명 기념행사에서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부인 태미 여사 부부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br>
1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부이 사라 부부(오른쪽)가 '트럼프 고원'으로 새로 이름 붙인 정착촌 명명 기념행사에서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부인 태미 여사 부부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시리아와 국경 분쟁지역인 골란고원 내 정착촌의 이름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본떠 '트럼프 고원'으로 명명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골란고원 휴전선에서 12km가량 떨어진 이스라엘 정착촌 베르킴에서 특별 각료회의를 열어 영어와 히브리어로 '트럼프 고원'이라고 적힌 현판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공공연히 인정한 데 대한 감사 표시로 이뤄졌다.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로 장식된 현판은 합성 잔디 위에 세워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친구"라며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위선으로부터 가면을 벗겨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역시 이날 행사에 참석해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주권으로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정에 대한 표창"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판을 두고 "이보다 더 적절하고 아름다운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선물은 있을 수 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73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 위대한 명예에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에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전쟁 때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을 점령한 후 1981년 강제병합해 정착촌을 건설했다. 그러나 국제사회 대부분은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 이스라엘 시리아 영토를 불법 점령했다고 보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 사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골란고원의 주권 인정은 네타냐후 총리의 총선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부패의혹으로 지지율이 하락세였던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합병 등 안보문제를 내세워 접전 끝에 5선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그곳으로 옮긴 바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승리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로이터는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의 인구 정착촌 주민 유입 계획이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착촌의 인구는 10명에 불과하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최종 마감 시한인 지난달 29일까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총선은 9월 17일 다시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스라엘의 야당 정치인 즈비 하우저는 골란고원의 새 명명을 두고 "가짜 결의안에 불과하다"며 조롱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