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19.6.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4일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를 발표했다. 그리고 17일, 자신의 임기중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윤석열 지검장을 정했다. 2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부정부패'다.
결국 문재인 정부와 검찰의 핵심과제는 부정부패 척결인데 아직 미흡하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 윤 후보자의 이력이 이런 구상에 들어맞는다.
그는 이후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으로 발령났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였다. 수사팀 부팀장으로 호흡을 맞춘 박형철 검사는 이후 검찰을 나와 변호사가 됐다.
윤 후보자는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지검장에 오르며 화려하게 복권됐다. 이후 2년 가까이 '적폐청산' 수사를 사실상 진두지휘해왔다. 지난해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박형철 변호사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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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자는 앞서 2003년 참여정부때도 '살아있는 권력'에 칼끝을 들이미는 강단을 보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대선캠프 핵심인사들을 정치자금 사안으로 구속수사했다.
이런 드라마틱한 경력을 고려하면 두 번째 시그널이 보인다. 검찰조직을 향해 '정치 외압'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수사에 매진하라는 뜻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 민감한 사법개혁안에 검찰이 더이상 반발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의미도 있다.
검찰 고위직의 대대적 물갈이도 고려한 걸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총장(연수원 18기)보다 다섯 기수 아래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총장도 처음이다. 파격 중 파격이다. 고민정 대변인은 "기수파괴는 검찰 관행이 있긴 하지만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고 검찰 내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고 있다. 2019.6.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적폐수사에 국민이 공감하는 한 그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거꾸로 이를 통해 문재인정부 국정방향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학의 재조사'를 문 대통령이 직접 업무지시한 배경도 국민 눈높이였다.
윤 후보자는 18일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 인사청문회를 치른다. 그가 검찰의 수장이 돼 문 대통령의 '검찰구상'을 얼마나 잘 실현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공약에는 검찰의 기존 조직과 문화를 뒤흔드는 측면이 적잖다.
윤 후보자는 특정 정파에 가깝기보다 검찰로서 정체성이 분명한 '검찰주의자'로 표현된다. 그는 국정원 댓글 수사 관련 국회에 출석,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화제를 뿌렸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윤 후보자의 각종 신상을 둘러싼 문제가 새로 불거질지, 적폐수사를 야당 죽이기로 보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어떻게 반발할지도 변수다. 윤 후보자의 검찰 선배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법연수원 13기)는 이날 발표에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지켜져야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제도와 인사가 중요하다. 원칙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