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 남편 유학비 내고 신혼집 일부 부담했는데 무시했다"

"아이 엄마인데 무시했다" 주장…유족들 "고유정 발언, 모두 거짓말"

신상 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왼쪽부터)을 가렸으나 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며 고개를 들고 얼굴을 보였으나 12일 제주지검으로 송치되면서 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이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무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 남편(강모씨)은 이혼 이후 아이를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법으로 해결하려 해 기분이 나빴다"며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내가 아이 엄마인데 무시를 당하고 있단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 후 관계에 대해선 전 남편의 해외 유학비를 내고 육아를 했음에도 자신을 무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혼주택도 고씨가 돈을 일부 투자해 장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남편이 보내왔다는 양육비에 대해서도 고유정은 "처음부터 양육비를 준 게 아니고 그냥 몇 번 보낸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이는 그간 전 남편이 이혼 후 아이를 만날 수 없었단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며, 전 남편과의 그간 관계에 대해 처음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고유정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밝힌 적이 없으며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고 했었다. 하지만 경찰은 미리 흉기를 구입한 점 등을 미뤄 고씨 범행이 '계획 범죄'라고 밝혔었다.

고씨의 이번 진술에 대해서도 강씨 유족 측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일축했다.

강씨 동생은 "결혼 후 형이 계속 공부하는 것으로 합의해 결혼했고, 형은 국비 장학금을 받고 교환학생으로 네덜란드에 1년 유학을 다녀왔다"고 했다. 강씨 측 강문혁 변호사도 "고유정이 냈다는 신혼주택 자금은 이혼 후 고씨가 모두 회수해 갔다"며 "아이 면접은 갖은 핑계를 대며 응하지 않았고, 일부 밀린 양육비도 일시불로 보내는 등 성실하게 보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