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려면 "집값 뛰거나 상속", 20대 "그거나 로또나…"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6.2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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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당당한부자 대국민 설문조사]정부는 부동산 안정·창업 활성화 올인했지만 국민 기대는 괴리

편집자주 우리 사회의 부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인정과 존경의 대상은 아니었다. 뭔가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았을 것 같고 사회에 돌려주는데 인색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하게 벌고 모은 부를 사회와 함께 쓰는 '당당한 부자'들이 우리 사회엔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는 '당당한 부자'란 주제로 2004년부터 매년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올해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 부자에 대한 인식,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민들은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부동산 외 대안이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근로 또는 사업 소득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서다.



부자되려면 "집값 뛰거나 상속", 20대 "그거나 로또나…"


국민 절반은 현재 부자들이 '집값이 올랐거나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을 것'으로 생각했고, 앞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부동산 또는 상속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20대 청년 4명 중 1명은 "로또가 답"이라며 자산 증식 가능성을 더 비관했다.

이는 머니투데이가 창립 20주년과 신문 창간 18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 '케이스탯'(Kstat)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당한 부자' 전국민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재산을 모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부동산 투자'(59.0%, 1·2순위 중복응답)와 '상속·증여'(44.1%)를 꼽았다.

반면 노동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창업·기업경영'(25.4%)과 '대기업·전문직 고소득'(13.4%)이라는 응답은 적었다. 부자들이 일해서 번 돈보다는 이른바 '불로소득'으로 자산을 일궜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1순위 기준으로도, 부동산 투자(38.6%)와 상속·증여(17.3%)의 합계가 과반을 넘었고, 창업·기업경영(19.1%)과 대기업·전문직 고소득(5.0%) 응답은 적었다. 근로 소득을 통한 계급 상승의 통로가 좁아지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부자 호감층'으로 분류된 응답자 중에선 창업·기업경영으로 부자가 됐을 것이란 응답(27.9%, 1순위 기준)이 상속·증여(13.8%)의 두 배인 반면 '부자 비호감층'에선 상속·증여(20.3%) 응답이 창업·기업경영(10.7%)의 두 배로, 응답자 성향에 따른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부자되려면 "집값 뛰거나 상속", 20대 "그거나 로또나…"
앞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불로소득에 희망을 거는 인식이 팽배했다.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묻는 질문에 부동산 투자(29.4)와 상속·증여(20.4%)을 꼽은 답변이 절반을 차지했다. 또 '복권 등 우연한 기회'(14.2%)라는 응답은 '창업'(14.1%)보다도 많았다. 정부가 창업 활성화에 각종 대책을 쏟아붓고 있지만 창업으로 성공하기는 복권 당첨만큼 어렵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20대 응답자 중에선 복권 등 우연한 기회(23.6%)를 꼽은 비중이 창업(14.8%)보다 월등한 것은 물론 부동산 투자(24.5%), 상속·증여(20.1%)와 비슷했다. 극심한 주거 불안으로 내 집 마련을 포기한다는 20대에게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 가능성과 이른바 '로또 맞을 확률', '금수저일 확률'을 비슷하게 체감하는 셈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가구유선전화 및 이동전화를 병행한 전화면접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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