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상장 놓고 엇박자 내는 금융당국·거래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9.06.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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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진 사태로 거래소 상장심사 강화 분위기…사상 최대 기록한 지난해 특례상장 넘기기 어려울 전망

특례상장 놓고 엇박자 내는 금융당국·거래소


올 들어 금융당국이 바이오 기업 등의 기술 특례 상장의 문턱을 낮추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상장 승인의 키를 쥐고 있는 한국거래소의 심사가 깐깐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상장된 바이오 기업 코오롱티슈진의 주가가 급락했고, 거래가 중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활성화와 바이오 등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특례상장을 늘리겠다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기업 젠큐릭스가 기술 특례를 위한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올 들어 기술 특례 상장을 노리던 툴젠과 노브메타파마가 이미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들에 상장을 철회했지만 실제로는 상장심사에 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기술 특례 상장에 성공한 바이오 기업은 5곳, 비(非) 바이오 기업은 1곳이다. 단순계산으로 보면 상장 청구기업 승인비율이 66.7% 정도다. 지난해에는 총 26곳이 기술 특례 상장을 신청했고 이중 21곳이 상장에 성공, 80.8%의 승인비율을 기록했다.



기술 특례를 위해 통과해야 하는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비교적 탄탄한 기술력과 양호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브릿지바이오와 메드팩토가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15곳이 무더기로 특례상장 됐는데,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올해는 이 같은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올리패스가 성장성 특례로 청구해 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티움바이오와 천랩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 사태 후에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심사가 확실하게 까다로워졌다"며 "임상결과와 기술이전 내용과 관련해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유망한 바이오 기업들의 특례상장이 많이 이뤄졌다"며 "올해는 임상시험 초기 단계의 물질을 보유한 기업들이 상장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상업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바이오 기업이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IT(정보통신) 기업들의 상장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 문제는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상장과 관련해서는 개별기업의 이슈"라며 "상장 문턱을 낮춰 혁신기업의 상장을 지원하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부 상장 심사역들이 부담을 느껴 특례기업을 좀 더 면밀하게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까지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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