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주선부터 곗돈 관리까지…모바일앱으로 한번에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06.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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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바뀐다]⑩ '코나아이', 계모임 운영 플랫폼 11월 출시

자료=코나아이자료=코나아이


#.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휴가 시즌을 맞아 해외로 떠날 때마다 독서실에 갇혀 있어야 했던 A씨는 취업만 하면 마음껏 해외여행을 가겠노라고 다짐했다. 오랜 백수 생활 끝에 마침내 취업에 성공한 A씨. 그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음 맞는 친구들과 '여행계'를 들기로 하고 총무를 맡았다. 매달 누가 돈을 안 냈는지 확인해 일일이 통보해야 하고, 순번이 돌아온 사람에게 돈을 정산해주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돈 관리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냐'는 친구들의 농담 섞인 질문도 부담이었다.

코나아이의 '개인 계모임 운영 플랫폼'이 출시되면 지인들 간 알음알음 이뤄졌던 계모임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계원들에게 자금 흐름이 실시간 제공되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을 통해 곗돈이 이동해 계모임이 투명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코나아이의 이러한 계획은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현됐다. 샌드박스란 어린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처럼,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코나아이의 서비스는 지인들이 모바일 선불전자지급수단 플랫폼을 통해 계모임 개설과 곗돈 불입, 순번에 따른 곗돈 수령, 연체 관리 등을 통합 지원하는 계모임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계모임 개설 단계에서 참여자 규모와 월불입액, 이자 등을 직접 설정 가능하다. 계주 역할을 할 사용자가 조건에 맞게 계모임을 만들면 계원들은 운영조건과 계순번, 순번에 따른 수령 예상액 등을 확인하고 계모임에 가입하면 된다.

곗돈은 미리 충전한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낸다. 만약 월불입액 연체가 발생하면 모든 계원들에게 즉시 통지가 가는 시스템을 갖춘다. 계순번에 따라 수령자가 된 사람은 본인이 등록한 기명식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은행계좌로 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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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아이는 계모임 운영 플랫폼이 출시되면 오프라인 계모임의 부작용은 줄고, 계모임 사용자들의 편익은 늘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적으로도 계모임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계모임을 양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계모임은 연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정보 부재로 대응이 어렵고, 손해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의 출시를 위해선 대부업법 상 특례 인정이 필요하다. 현행법은 대부중개업 등록 없이 대부중개를 영위하는 행위와 대부 중개 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대부중개 수수료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대부업자가 아닌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곗돈을 받고, 대부중개업자가 아닌 자도 곗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특례 인정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등 심사기준을 충족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라며 2년 간 특례를 인정했다. 단 서비스 이용자 수를 최대 2000명으로 제한하고, 계모임 가입갯수를 1인당 3개로 한정했다. 또 곗돈 규모도 구좌당 월불입액 20만원, 1인당 총 월불입액 최대 50만원으로 상한을 뒀다.

금융위는 코나아이의 계모임 운영 플랫폼이 지인간 거래 지원이라는 당초 취지 하에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경우 추가 규제 개선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코나아이는 9월까지 서비스 상세 설계 및 구현을 마친 뒤 10월 시범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1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계모임 운영의 효율성과 편의성,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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