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1월1일~6월11일)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발행 건수(중복제외)는 전체 23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9건)보다 17%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는 59건으로 31%, 코스닥 상장사는 173건으로 12% 증가했다.
현대상선 (14,910원 ▼1,210 -7.51%)은 지난달 27일 1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전환사채를 표면이자율 3%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채만기일은 2049년 5월24일로, 기한이 30년이다. STX (7,670원 ▼70 -0.90%) 역시 지난 4월과 5월 각각 50억원, 102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채만기일을 2049년으로 잡았다. 지난달 2500억원 규모 CB 발행을 결정한 웅진씽크빅 (2,125원 ▼45 -2.07%)도 사채만기일이 2027년까지다. 아시아나항공 (10,710원 ▼20 -0.19%)도 1000억원 규모의 CB를 2023년 만기로 발행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늘어난 것은 하반기 경기 불안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 9일 청와대 윤종원 경제수석이 “우리 경제도 하방위험이 커졌다”고 발언한데 이어,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과 관련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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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정책 당국자들이 일제히 높아진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부양적 행보를 언급했다”며 “과거 톤과 비교할 때 경기에 대한 우려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우량기업들의 경우 일찌감치 회사채 발행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높은 신용등급을 앞세우면 은행 대출보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최근 경기 불안 속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우량기업들의 회사채 수요도 높은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은 자본시장을 활용한다. 유상증자나 CB는 조달액만큼 주식 수가 늘어나 주가가 희석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안이 가시화되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