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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마약, 한국 거쳐야 돈 된다" 한국 넘보는 세계 3대 마약조직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19.06.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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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마약전쟁 24시 上] ③국내 마약 가격, 동남아보다 훨씬 비싸…국제 마약조직이 주요 거래처로 눈독

편집자주 연예인과 재벌3세 사건처럼 마약이 일상으로 침투, 마약청정국이었던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 시내 한복판 호텔에서 대량의 필로폰이 제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로 꼽히는 골든트라이앵글(태국 미얀마 라오스)에서 수입되는 물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쉼없는 마약과의 전쟁을 조명했다.




한국이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이다. 이제 마약 시장에서 한국은 돈이 되는 국가로 통한다. 경제논리에 올라탄 마약범죄가 단순히 개인의 쾌락을 위한 도구를 넘어서서 지하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마약 유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치밀한 경제 논리가 작동한 결과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2016)에 따르면 한국에서 유통되는 필로폰 가격은 1g당 422.5달러(한화 50만원가량)다.

마약 가격이 시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하더라도 필로폰 주요 산지로 꼽히는 △캄보디아 20달러 △미얀마 16.3달러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20배를 넘어선다. 마약의 주요 생산지인 동남아에서 일본, 호주 등 제3국에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한국을 거치면 화물 출발지를 숨길 수 있고 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국내 마약 가격이 높은 이유는 역설적으로 한국이 한때 '마약 청정국'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 담당 F요원은 "과거 1960~1980년대에는 국내에서 제조 기술자들이 마약을 생산해 일본으로 수출했지만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으로 단속이 강화되자 대부분 중국으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술자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사태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자 국제 마약 조직이 직접 대규모 유통망을 꾸려 국내 시장을 노리기 시작했다. 대만 죽련방, 홍콩 삼합회, 일본 야쿠자 등이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국내에 필로폰을 대량으로 공급했다. 개인이 투약 목적으로 알음알음 거래하던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기업형 범죄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은 거래 도중 일부가 적발되더라도 나머지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거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를테면 필로폰 100㎏을 밀반입해 이 가운데 20㎏ 정도만 유통하더라도 마진이 크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은 넘긴다는 계산이다. 한국은 아직 마약 청정국 이미지가 있어 한국발 화물이 일본과 호주 등 다른 나라에 도착할 때 세관당국을 통과하기 쉽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최근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주요 마약 생산국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마약 생산이 크게 늘면서 국내 반입량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UNODC 통계를 살펴보면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압수한 필로폰은 2017년 82t(톤)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기준 116톤을 넘었다. 심지어 새로운 마약 제조기법을 통해 국내에서 직접 마약을 만들어 유통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국정원과 수사당국에서는 국제 마약 조직의 국내 침입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정원 소속 C 요원은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마약 사건을 보면 마약 조직이 판매 목적으로 직접 생산에 나설 정도로 자체 수요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며 "다크웹이나 특수 채팅어플 등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마약조직이 국내와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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