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이 아빠 살해하는 동안 6살 아들은 옆방에서 게임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06.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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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강씨 시신, 아들과 거실 하나 사이에 두고 방치돼

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07. /사진=뉴시스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07. /사진=뉴시스


전 남편 강모씨(36)를 살해한 뒤 시신을 심하게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는 동안 그의 아들(6)은 펜션 내 거실 너머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은 최종 브리핑에서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에서 9시16분 사이에 전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고유정의 친아들은 잠들어있던 것이 아니라 펜션 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줄곧 아들이 잠든 사이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서장은 아들이 게임하고 있었는 데도 범행이 벌어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아들은 평소 하나의 일에 몰입하면 다른 일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펜션이 워낙 넓었고, 나이가 어린 아들이 게임에 집중하고 있어 당시 상황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유정은 범행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낮 12시쯤 아들과 함께 펜션을 나와 아들을 제주시에 위치한 친정에 맡겼다. 이 때까지 강씨의 시신은 펜션 내 한 곳에 그대로 방치해뒀다.

고유정이 범행을 벌인 해당 제주 무인 펜션은 보편적인 단층 구조의 펜션이었으므로, 아들은 아빠 강씨의 시신과 거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고유정은 아들을 친정집에 데려다준 뒤 펜션으로 돌아와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30분 펜션에서 퇴실할 때까지 강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미리 사둔 청소도구를 활용해 현장을 청소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단독범행으로 잠정결론내렸다. 경찰은 고유정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12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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