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랑 말도 마? "인텔·LG유플, 교류 제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6.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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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유예기간 있음에도 엔지니어 교류 제한"
LG유플러스 "사내 관련된 정책 없다" 반박 성명

/사진=AFP/사진=AFP


'화웨이 사태'로 상징되는 미중 기술전쟁이 심화된 가운데 일부 테크·통신 기업들이 직원과 화웨이 간 비공식 소통을 제한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 엔지니어들 사이에서의 교류 중단이 기술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퀄컴, 모바일 리서치 회사인 인터디지털 와이어리스, 한국의 통신사 LG유플러스 등이 자사 직원들로 하여금 화웨이와 비공식 대화를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로이터는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로 알려진 5G 등을 포함, 통신기술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모이는 엔지니어들 사이의 국제적 만남은 일상적인 교류"라고 설명했다.

테크 기업들의 이 같은 '몸사리기'는 미국의 최근 화웨이 제재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기업 리스트'에 올려 이들 기업이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사업제한 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자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5G 장비를 쓰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8월 19일까지 90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이용 중인 기업과 개인이 통신망, 장비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 기간 필요한 5G 표준 개발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 화웨이와 미국 기업간 상호교류도 가능토록 했다.

유예기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일찌감치 화웨이와 직원간 커뮤니케이션 제한에 나선 것에 대해 로이터는 "미국 정부와의 잠재적인 문제들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거론된 기업들은 이와 관련해 원론적 답변을 내놓을 뿐 그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인텔과 퀄컴 측은 로이터에 "직원들에게 준법감시 지침(compliance instruction)을 제공했다"고만 했고, 인터디지털도 "정부 제재에 맞춰 엔지니어들에게 가이던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화웨이 직원들과의 상호 소통을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네트워크 장비 설치나 유지 보수 이슈를 위한 만남은 제외"라고 전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공식 성명서를 로이터를 보내 "회사 내에 그와 관련한(화웨이와의 소통 제한) 어떠한 공식적인 정책도 없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는 곳이다. 공식적으로도 향후 화웨이 장비 설치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기술전쟁이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필요한 엔지니어들 간 오랜 협력을 희생양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 관계자는 지난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화웨이가 국제표준기구에서 배제될 경우 중국이 독자적인 표준 마련에 나서 국제 표준화 시스템에 결국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화웨이와 상호교류 금지 조항을 만든 한 유럽 기업의 대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모두를 코너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우리가 5G에 도달하려면 협력을 필요로 하며 그것은 글로벌 시장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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