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편?" 화웨이 놓고 美中압박…사면초가 한국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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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화웨이 배싱…한국은, 美 정부 채널 통해 "화웨이 제재 동참" 압박 VS 中, 삼성·SK 불러 "美에 협조말라" 경고

편집자주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1, 2위 대국 간의 패권 냉전이 기술 분야로 확전되며 화웨이에서 대충돌하는 양상이다. 미국의 중국 고립화 전략과, 이에 맞선 중국의 압력 속에서 한국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두고 기술, 세계 패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전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느냐, 이탈하느냐 한가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한국도 정부차원에서 압박하는 미국과 기업들을 불러다 위협하는 중국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지난 4~5일 마이크로소프트(MS), 델 등 미국 기업을 비롯해 한국의 삼성,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을 불러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과의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측은 해외기업들이 중국내 생산시설을 국외로 이전할 경우 '응징'하겠다는 엄포까지 놨다. NYT는 "중국이 화웨이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참석 기업들이 모두 화웨이 거래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관계자를 인용해 "면담은 직접적인 경고는 아니었지만,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기업은 향후 더 복잡한 문제에 휘말리게 될 것이란 점만은 분명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사 차원에서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삼성, SK 등도 답변을 거부했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실행한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 맞서 대응 수위를 올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5월부터 1년여간 조사해 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요 반도체 D램 공급업체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 결과 발표도 미루고 있다. 업계는 과징금만 1조원에 달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중국이 한국 기업에 화웨이 부품 공급을 지속하라는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화웨이 직영서비스 센터 앞을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화웨이 직영서비스 센터 앞을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여기에 미국의 화웨이 블랙리스트에 맞서 중국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을 제재하겠다며 '불신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또 중국의 핵심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국가기술안보관리 목록 제도'도 만들어 곧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정부차원에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5G 이동통신은 보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국이)동맹이자 우방으로서 잘 해결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달말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부 등 여러 경로와 채널을 통해 화웨이 거래 제한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단 정부의 입장은 화웨이와의 관계는 기업에 맡긴다는게 기본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 관련 장비가)군사안보통신망과는 확실하게 분리돼 있다”며 화웨이 인프라가 문제되는 여타 국가와는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9일 미국의 화웨이 제재 동참 여부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야할 부분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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