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가우디 성당' 130년 넘게 불법건축?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6.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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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우디 유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건축 허가증 발급…2026년 완공 목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37년째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마침내 건축 허가를 받게 됐다. /사진=AFP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37년째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마침내 건축 허가를 받게 됐다. /사진=AFP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37년째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마침내 건축 허가를 받게 됐다.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건축물이 그동안 허가 없이 지어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시 당국은 7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위원회에 2026년까지 유효한 건축 허가증을 발급했다. 건축위원회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의 사망 100주기인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성당 건축위원회는 건축 허가 발급을 대가로 시에 460만유로(약 61억원)의 수수료를 내기로 합의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는 연간 450만명의 유료 관광객이 찾는데 이들은 17~38유로(약 2만2700원~5만900원)의 입장료를 낸다. 3억7400만유로(약 5000억원)의 성당 공사비는 오로지 입장권 판매와 기부금만으로 충당되고 있다.



가우디는 1882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 착공 44년 만인 1926년 성당의 한쪽 면이 완성됐을 때 그는 전차에 치여 숨졌다. 이후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지하에 묻혔고 그가 남긴 건축 도면과 석고 모형을 토대로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당 건축위는 "현재 공사의 70%쯤 진행된 상태이며 2026년까지 중앙 첨탑을 쌓아올려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지금껏 어떤 이유로 정식 건축 허가를 받지 않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AFP통신은 가우디가 착공 3년 후인 1885년 시 당국에 건축 허가를 요청했지만 시가 이를 승인 또는 거부를 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성당이 137년째 무허가로 건축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2016년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성당 건축위는 130년 이상 건축 허가 없이 공사를 진행한 데 대해 바르셀로나 시에 10년에 걸쳐 3600만유로(약 480억원)를 지불하기로 한 바 있다.


사네트 산스 시의회 관계자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같은 상징적인 건축물이 불법으로 건축되고 있었다는 점은 이례적인 일로, 시의회가 마침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된다. 고딕 양식에 자연적 요소를 끌어들인 이 성당은 172m 높이의 중앙 첨탑 공사가 마지막 공정이다. 이미 성당은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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