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 故 박정기 선생이 지난해 7월28일 별세했다. 박 선생의 영정이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5층의 박 열사가 고문을 당했던 방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 평생 아들의 한을 풀기 위해 애쓰다 돌아가신 박정기 아버님께 달라진 대공분실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제32주년 6·10항쟁 기념식 기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유럽 순방을 떠난 탓에 기념사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했다.
1987년 1월14일 서울대생이던 고 박종철 열사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에게 고문을 받던 도중 숨졌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하고 치니까 억하고 쓰려졌다'며 허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박종철 열사의 진짜 사인이 밝혀졌고 그것이 그 해 6.10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가 희생된 그 날을 회고하며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오늘(10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기념식을 하게 돼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그해 1월 14일, 이곳 509호에서 스물두 살 박종철 열사가 고문 끝에 숨졌다. '박종철을 살려내라' 외치던 이한열 열사가 불과 5개월 뒤 모교 정문 앞에서 최루탄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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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두 청년의 죽음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각성시켰고 우리를 거리로 불러냈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인권유린과 죽음의 공간이었지만, 32년 만에 우리는 이곳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바꿔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롭게 태어날 민주인권기념관은 단순한 기념시설을 넘어 민주주의 전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 평생 아들의 한을 풀기 위해 애쓰다 돌아가신 박정기 아버님께 달라진 대공분실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