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사진=뉴스1
제주동부경찰서가 밝힌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유정의 행적을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 남편 강모씨(36)를 만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제주시 한 마트를 찾아 범행에 사용한 도구를 샀다. 구매 물품을 보면 범행 전부터 살해와 시신 훼손, 범행 흔적을 지우기 위한 청소 작업까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범행 전후 고유정의 14일간의 행적이다.
5월22일: CCTV에 포착된 영상에 따르면 고유정은 제주시 한 마트에서 흉기 한 점과 표백제, 고무장갑, 베이킹파우더, 청소용 솔, 먼지제거 테이프, 종량제 봉투 등을 구매했다.
5월25일: 고유정과 피해자인 전 남편 강씨,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6)은 이날 오전 한 테마파크에서 만났다. 이후 세 사람은 고유정의 차량에 탑승해 제주 한 무인펜션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날 저녁 고유정은 전 남편 강씨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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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6일: 고유정은 미리 준비한 도구를 이용해 거의 하루에 걸쳐 전 남편의 시신을 훼손하고 펜션 내부를 깨끗하게 정리하며 혈흔을 지웠다.
5월27일: 고유정은 훼손한 시신을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상자 등에 담아 퇴실했다. 이날 오후 4시50분쯤 전 남편 강씨의 휴대폰으로 자신에게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전송했다. 이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이 5월22일 마트에서 범행 도구를 구입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사진=뉴스1
고유정은 완도항 해상 인근에도 시신 일부를 버렸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이를 허위 진술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CCTV에서 관련 모습이 포착되지 않아서다.
고유정은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인터넷으로 목공용 전기톱을 주문해 김포 집으로 배달시켰다.
5월29일: 고유정은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로 향해 남은 시신을 훼손했다. 훼손된 시신은 근처 쓰레기장 등에 유기했다. 이때 유기한 강씨의 사체가 김포 소각장에서 파쇄 및 소각된 후 인천 재활용업체로 유입돼 지난 5일 경찰에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재활용업체에서 수습된 뼛조각은 라면박스 3분의 1분량이다.
5월31일: 고유정은 이날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로 이동했다.
6월1일: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최소 3곳 이상에 유기한 혐의로 청주시 자택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는 완전범죄를 꿈꿨으며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