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감성 노려볼까…'뉴트로' 스며든 호텔가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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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익선동 등 뉴트로 명소 입지 조건 적극 활용…서울신라호텔은 40년 전 메뉴 다시 선보이기도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명동은 한복체험권, 인력거 이용권 등이 포함된'옐로우 데이' 패키지를 선보였다. /사진=롯데호텔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명동은 한복체험권, 인력거 이용권 등이 포함된'옐로우 데이' 패키지를 선보였다. /사진=롯데호텔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옛 감성을 즐기는 '뉴트로'(뉴+레트로)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호텔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과거의 추억을 새롭게 해석한 상품으로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의 뉴트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뉴트로 감성을 버무린 투숙 상품을 내놓고 있다. 복고풍 정취가 물씬 풍기는 뉴트로 명소에 위치한 지리적 입지를 이용하거나 수십 년에 달하는 호텔의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롯데호텔은 을지로를 찾는 '뉴트로 힙스터' 공략에 나섰다. 허름한 거리에 노포(老鋪)들이 즐비한 을지로가 '뉴트로 1번지'로 각광 받기 시작하자 입지조건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 을지로는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라는 뜻의 신조어인 '힙하다'라는 뜻이 붙은 '힙지로'로 불리고 있는데, 청년층 사이에서 을지로를 기점으로 명동과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도보 관광이 유행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2030세대가 주요 고객층인 L7명동에서부터 옛 서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상품을 마련했다. 한복 체험권과 북촌한옥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인력거 이용권을 증정하는 '옐로우 데이'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롯데호텔서울과 롯데시티호텔명동도 각각 '을지로에서 가장 가까운 5성급 호텔', '을지로2가 중심에 위치한 힙지로 시작점' 등을 내세운 뉴트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은 개화기 콘셉트의 객실을 조성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 중이다. /사진=이비스 호텔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은 개화기 콘셉트의 객실을 조성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 중이다. /사진=이비스 호텔
뉴트로 메카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위치한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인사동은 지난해 말부터 1900년대 초반 개화기 감성에 젖을 수 있는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익선동 개화기 의상 전문대여샵인 경성의복과 손 잡고 투숙객들에게 의상대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반응이 나쁘지 않자 지난 4월부터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에 개화기 콘셉트의 객실을 조성, '신여관 패키지'로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호캉스족을 공략 중이다.

서울신라호텔은 호텔 역사를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달 개관 40주년을 맞해 한 달 간 당시 메뉴의 맛을 재현하는 '뉴트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호텔 대표 식당인 팔선은 1979년부터 1988년까지 판매한 '옛날 자장면'을, 호텔 베이커피 '패스트리 부티크'에서는 호텔 초창기 최고 인기제품이던 '젤리 롤케이크'를 옛날 모습 그대로 재현해 판매해 호응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겪어보지 못했던 과거의 감성을 즐기려는 2030세대는 물론 옛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고 싶어하는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뉴트로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며 "위치나 역사 측면에서 뉴트로 콘텐츠 활용 폭이 넓이 넓은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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