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6월 승부수…김정은·트럼프·시진핑·아베와 연속회담 추진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06.0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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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6월 남북회담 "조심스럽게 낙관"…12일 오슬로 연설 주목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국민께 힘이 되는 일 잘하는 공무원' 초청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07.    pak7130@newsis.com【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국민께 힘이 되는 일 잘하는 공무원' 초청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07.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중 북한, 미국, 중국, 일본의 지도자들을 모두 연속적으로 만나는 것을 추진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미중 무역전쟁의 종속변수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면서, 하반기 중 북핵 협상의 진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는(cautiously optimistic)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 시도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강경노선을 걷던 북한과 관련해 로우키(low key)를 유지하던 청와대에서 이례적으로 4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추진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적잖지만, 가능성 자체를 닫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4차 정상회담이 확정될 경우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형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오는 28~29일) 전후로 예정된 점,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오는 9~16일)을 떠나는 점을 고려할 때 회담 추진 날짜는 20일쯤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한중-한일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G20이 진행되는 오사카가 유력한 회담 장소다.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설을 공식 부인하는 가운데, 청와대 측은 "G20이 열리는 오사카에서 여러 정상들을 많이 만날 것"이라며 "모든 스케줄을 잡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구상대로 그림이 그려질 경우 문 대통령이 6월 안에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연속해서 만나는 게 가능해진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동행하지 않는 것도 이같은 일정을 준비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첫 목표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고, 다시 핵담판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서로 간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여유가 상당히 있는 것 같다"며 "내년 대선을 봤을 때 북한 이슈가 얼마만큼 영향을 줄지 계산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 중에 우리의 활동공간을 확보하는것도 과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으로 무역전쟁은 격화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우리편 줄세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측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과 실리외교를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 이를 통해 북핵 이슈가 무역전쟁의 하위 의제로 떨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는 최근 "한미동맹은 영원한 동맹"이라는 메시지를 내면서도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화웨이) 5G(세대) 네트워크 (인프라) 사용 비중은 10% 미만이고, 군사안보통신망과는 확실하게 분리돼 있다"며 "한미 군사·안보 분야에서의 영향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사이에서 공간을 확대하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과 관계개선 역시 목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최악이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한일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 차원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전략은 오는 12일 '오슬로 연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진행되는 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향한 여정을 설명할 계획이다. 냉전 긴장 완화에 기여한 '헬싱키 프로세스'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동시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원칙, 그리고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국면에 대한 해법 제시 등을 언급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진행되는 외교 일정은, 문 대통령의 오슬로 연설이 밝힌 기조의 연장선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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