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앤코클스의 생굴/사진=버블앤코클스
반면 우리나라는 굴이 흔한 식재료 중 하나다. 3면이 바다로 둘러쌓인데다 남해 다도해 일대가 수온이 적당하고, 파도도 높지 않아 굴 양식에 천혜의 자연 요건을 갖췄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세계 2위 굴 생산국으로 연간 굴 생산량이 26만 톤에 달한다. 남해안 통영이나 거제에서 배를 타고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굴 양식장이 쉽게 눈에 띈다.
또는 포도 식초와 양파 다진 것을 기본으로 한 새콤한 소스를 곁들여 굴의 맛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타바스코 핫소스를 굴에 조금 뿌려 먹어도 잘 어울린다. 타바스코의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굴과 만나 색다른 맛을 만들어낸다.
지난해 봄 출장차 프랑스 파리에 들렀다 마레지구에 있는 오이스터바를 찾았다. 생굴과 함께 즐길 와인을 소믈리에로부터 추천 받았는데 그는 프랑스 르와르 지역의 화이트와인 상세르(SANCERRE)를 으뜸으로 추천했다. 굴과 함께 즐길 경우 굴의 풍미를 끌어올려 준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상세르와 생굴과의 조합은 단연 최고였다. 그는 와인을 맛보고 만족해 하는 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르와르 지방의 소비뇽 블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화이트와인인데 당도가 낮지만 탄닌도 없어 생굴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상세르와의 마리아주를 경험한 이후 이 조합은 요즘도 가끔 찾게 된다.
그동안 아쉬운 점은 여름철엔 생굴을 먹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보통 5월부터 8월까지는 굴의 산란기여서 생식소가 발달하면서 '베네르빈'이라는 독소가 발생, 식중독 우려가 컸다. 서양에서도 영어 스펠링에 'R'이 들어가지 않는 달(5월, 6월, 7월, 8월)은 굴을 먹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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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기술 개발을 통해 독소 발생의 원인이 되는 생식소 발달을 억제해 굴의 크기를 키운 3배체 생산 기술이 나오면서 여름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굴들이 국내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국내에도 화이트와인과 굴을 즐길 수 있는 오이스터바들이 한남동과 청담동을 중심으로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굴과 화이트와인을 즐기고 싶을 때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몇 년 전부터 자주 방문하게 된 오이스터바는 한남동에 위치한 '버블앤코클스'다. 노량진에서 굴을 공급하는 사업자가 직접 레스토랑을 냈다고 한다. 굴과 소스의 조합이 좋고,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해산물 요리들이 입맛을 돋워 준다. 버블앤코클스는 최근 여름철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굴들을 내기 시작, 시원한 와인과 함께 할 여름이 몹시 기대되도록 만든다.
버블앤코클스의 해산물 파스타/사진=버블앤코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