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세틀뱅크 대표/사진제공=세틀뱅크
이경민 세틀뱅크 대표(사진)는 지난 5일 서울 역삼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세틀뱅크 인수 당시의 상황을 돌이켰다.
이 대표는 모회사인 민앤지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지분율 23.68%)로 지난해 7월까지 두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겸임했으나 현재는 세틀뱅크 대표직에 전념하고 있다. 세틀뱅크는 지난 5일 기준 민앤지가 지분 42.99%를 보유 중이다.
이 대표의 짐작대로 지난 3년간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거래 건수 5000만건, 거래금액 약 3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 연간 누적 거래금액은 3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6년 세틀뱅크 전체 매출에서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 매출 비중은 11.7%(31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43.4%(248억원), 올 1분기 48.8%(75억원)으로 커졌다.
세틀뱅크는 계좌를 기반으로 현금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 서비스를 간편 결제 사업자에 제공한다. 현재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앱카드 형태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사 △PG 서비스 전문업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사 △이동통신사 △삼성·LG 등 휴대폰제조업체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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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뱅크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45.3% 증가한 572억원, 영업이익으로 40.1% 증가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20억원으로 28.2%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16년 262억원 △2017년 393억원 △2018년 572억원으로 연평균성장률 47.8%를 기록했다.
회사는 최근 3년간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 개발,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과감한 인력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회사의 직원 수는 111명으로 평균 근속연수가 2.6년으로 대부분 민앤지 인수 이후 입사한 직원들이다.
이 대표는 "페이사(간편 결제 사업자) 대부분이 현금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세틀뱅크의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각 회사들이 20여개가 넘는 은행 프로토콜에 맞춰서 서비스를 설계해야 하는데 개별 사업자가 단기간 내 이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공모 이후 확보한 자금 일부를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 해외 진출에 사용할 예정이다. 일본의 한 간편 결제사업자와 손잡고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과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이지만 태국·대만 등 국내와 비슷한 인프라를 갖춘 동남아 국가 진출도 모색 중이다.
세틀뱅크는 기획자만 30여명을 두고 있는 모회사 민앤지 사풍을 그대로 이어받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신규 사업으로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다.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 대상 기업도 찾고 있다.
이 대표는 "간편 결제서비스 거래 건수(트랜잭션, transaction)를 활용해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할 계획"이라며 "거래량·거래 건수를 활용해 부가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틀뱅크는 공모희망가 4만4000~4만9000원 적용 시 637억~709억원을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4077억~4541억원이며, 지난해 순이익 반영 시 적용 밸류에이션은 PER(주가수익비율) 34~38배다. 이달 27~2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4~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