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세틀뱅크 대표 "3년만에 기업가치 5배 비결은…"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6.06 14:09
글자크기

내달 15일 최대 시총 4541억원에 코스닥 상장…민앤지 자회사

이경민 세틀뱅크 대표/사진제공=세틀뱅크이경민 세틀뱅크 대표/사진제공=세틀뱅크


"세틀뱅크 인수를 결정할 당시 이사회에선 인수 자본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주된 논의 주제였습니다. 성장성이 확실한 회사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인수에 대한 이견은 없었습니다."

이경민 세틀뱅크 대표(사진)는 지난 5일 서울 역삼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세틀뱅크 인수 당시의 상황을 돌이켰다.



세틀뱅크는 전자금융 및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내달 15일 시가총액 최대 4541억원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코스닥 상장사인 민앤지 (13,450원 ▲70 +0.52%)가 지분 47%를 464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이후 만 3년이 채 안돼 기업가치가 약 다섯 배 이상 뛴 것이다.

이 대표는 모회사인 민앤지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지분율 23.68%)로 지난해 7월까지 두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겸임했으나 현재는 세틀뱅크 대표직에 전념하고 있다. 세틀뱅크는 지난 5일 기준 민앤지가 지분 42.99%를 보유 중이다.



이 대표는 "상거래 규모가 점차 커져 가는 상황에서 카드 결제율이 80%에 육박했던 것은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며 "신용카드 연체 등 신용카드 거래 편중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금결제 쪽으로 정상적인 균형을 맞추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짐작대로 지난 3년간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거래 건수 5000만건, 거래금액 약 3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 연간 누적 거래금액은 3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6년 세틀뱅크 전체 매출에서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 매출 비중은 11.7%(31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43.4%(248억원), 올 1분기 48.8%(75억원)으로 커졌다.

세틀뱅크는 계좌를 기반으로 현금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 서비스를 간편 결제 사업자에 제공한다. 현재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앱카드 형태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사 △PG 서비스 전문업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사 △이동통신사 △삼성·LG 등 휴대폰제조업체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세틀뱅크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45.3% 증가한 572억원, 영업이익으로 40.1% 증가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20억원으로 28.2%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16년 262억원 △2017년 393억원 △2018년 572억원으로 연평균성장률 47.8%를 기록했다.

회사는 최근 3년간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 개발,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과감한 인력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회사의 직원 수는 111명으로 평균 근속연수가 2.6년으로 대부분 민앤지 인수 이후 입사한 직원들이다.

이 대표는 "페이사(간편 결제 사업자) 대부분이 현금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세틀뱅크의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각 회사들이 20여개가 넘는 은행 프로토콜에 맞춰서 서비스를 설계해야 하는데 개별 사업자가 단기간 내 이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공모 이후 확보한 자금 일부를 간편 현금결제 서비스 해외 진출에 사용할 예정이다. 일본의 한 간편 결제사업자와 손잡고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과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이지만 태국·대만 등 국내와 비슷한 인프라를 갖춘 동남아 국가 진출도 모색 중이다.

세틀뱅크는 기획자만 30여명을 두고 있는 모회사 민앤지 사풍을 그대로 이어받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신규 사업으로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다.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 대상 기업도 찾고 있다.

이 대표는 "간편 결제서비스 거래 건수(트랜잭션, transaction)를 활용해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할 계획"이라며 "거래량·거래 건수를 활용해 부가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틀뱅크는 공모희망가 4만4000~4만9000원 적용 시 637억~709억원을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4077억~4541억원이며, 지난해 순이익 반영 시 적용 밸류에이션은 PER(주가수익비율) 34~38배다. 이달 27~2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4~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