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두 달 사이 외국 자본 14조 빠졌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6.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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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무역전쟁 여파로 외국 자본 이탈…추가 이탈 우려 커져"

/사진=AFP./사진=AFP.


미중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중국 시장 내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있다. 지난 두 달 간 총 14억원이 증발하면서 외국 자본의 '엑소더스'(대규모 탈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건스탠리 및 글로벌 데이터 회사 CEIC 자료를 인용, 지난 4월과 5월 두 달간 중국 자본시장에서 120억달러(14조1400억원) 규모의 외국 자본이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중국 증시를 개방한 2014년 이래 최대 규모다. 중국은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의 선전지수 및 상하이종합지수 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후강퉁' 제도를 5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해외 투자를 꾸준히 받아왔으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550억달러가 유입됐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지난 두 달 간 120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본이 이탈하면서 80억달러의 순 유입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 자본이 이탈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지난달 사실상 결렬되면서 양국은 서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으며, 중국은 희토류, 기업 블랙리스트, 유학, 여행 등 다양한 대미 보복 카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꺼내고 있다.

상하이 소재의 자산운용사 MQ인베스트먼트의 존 저우 상무는 이에 대해 "미중무역전쟁은 물론,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이 7위안 이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국 자본이 이탈하며 증시의 변동성을 악화시켰다"면서 "이에 따라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외국 자본이 이탈하기 시작했지만, 자본이 떠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결국 도미노 쓰러지듯 추가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라 왕 모건스탠리 중국 주식 전략 분석가도 "중국 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진입을 그만 둘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증시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다. 중국 CSI300지수는 지난해 4월 고점을 찍은 뒤 25% 가량 하락했지만, 올 초 다시 20% 정도 상승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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