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서 미국기업 의존도가 매우 높아 제재로 인한 타격이 크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 기업 1200개사로부터 총 110억달러(약 13조원)어치의 부품을 구매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반도체 칩을 자체 생산하면 된다고 자신만만했지만 이같은 계획도 위기에 처했다.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핵심 기술도 결국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다. 먼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회사인 영국 ARM이 화웨이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ARM의 최대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로, 소프트뱅크는 일본내에서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도 출시를 미루겠다고 했다. 여기에 반도체 설계툴(EDA Tool)을 제공하는 케이던스와 시놉시스도 미국 기업이다. EDA소프트웨어는 미국산 외에는 대안이 없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이 툴을 개발하는데만 10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대비해 핵심부품 재고를 갖추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LSA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부품은 6개월치 생산분을,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 부품은 9~12개월치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당장 재고분이 바닥나면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 이상 아예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 스마트폰이 벌써부터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통신은 프랑스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는 블랙리스트에 오른지 한주동안 20%가량 급감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등 시장조사업체들은 화웨이 제재가 지속되면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42%가까이 줄어든 1억1960만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외신들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조립하는 폭스콘 공장 일부가 가동을 중단했다고도 전했다. 화웨이측은 이같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