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NBC "中 희토류 위협, 판도 못 바꾼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6.0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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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세계 희토류 수요 9% 불과…대미 수출 전면 중단해도 일본·말레이시아 등 있어

/사진=AFP/사진=AFP


'희토류 수출 중단'을 논하는 중국의 위협이 미·중 무역분쟁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지만 이를 무기화할 수 있는 중국 당국의 능력은 상당히 제한돼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이 미중 무역분쟁의 판도를 바꾸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드 밀스와 파멜 몰차노브 연구원은 투자노트를 통해 "(희토류 수출 중단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중국이 이 위협을 실제로 쓸지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책임자는 지난달 27일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거래제한 조처를 한 데 따른 것이다.



'희귀한 흙'이라는 뜻의 희토류는 17개 원소 광물을 일컫는 말로, 구리 등 매장량이 풍부한 광물자원에 비하면 생산량이 적은 편이지만 실제로 희귀하지는 않다. 희토류는 고도기술 장비, 국방장비 제조 산업, 전기차 등에 쓰이며 최근 들어 중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생산한다. 그러나 레이먼드 제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수요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9%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희토류 수입을 위해 쓴 돈이 1억6000만달러(약 1890억원)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밀스와 몰차노브 연구원은 "희토류 생산 제품과 관련해 미국의 제조능력은 제한적"이라며 "PC·스마트폰·평면TV 등 가전제품과 전기차 배터리·광섬유 등 산업재는 미국에서 중국만큼 대규모로 생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이 비용 증가·생산 지연 등 곤경에 처할 수는 있지만, 중국이 그 이상은 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중국이 희토류를 필요로 하는 미국 기업과 타국 기업의 거래를 설득해 막는다면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희토류 공급을 막으려는 중국의 과거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미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갈등을 빚던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이 희토류 출하량을 줄이자 가격은 급등했고, 이는 오히려 다른 나라들이 희토류 생산을 늘리게끔 장려하는 모양새가 됐다. 제조사들이 제품 생산에 희토류 사용을 줄이면서 수요까지 무너졌다.

중국희토원소학회의 한 관계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콘퍼런스 콜에서 "희토류 대미 수출 전면 중단은 실용적이지 못하다"며 "미국 기업이 높은 비용이 들더라도 말레이시아·일본 등에서 공급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 희토류 수요의 80%는 란타늄과 세륨"이라며 "이는 세계적으로 과잉공급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타격이 더 큰 산업도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정유 업종, BAML은 자동차 업종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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