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없는 DNA 활용 돼지열병 백신 연내 개발"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6.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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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셉 김 이노비오 대표, 플럼라인생명과학과 '맞손'…"올 가을 쥐실험 완료"

조셉 김 이노비오 대표/사진=김유경 기자조셉 김 이노비오 대표/사진=김유경 기자


"중국에 돼지가 4억마리 정도 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하 돼지열병)으로 올해 4분의1이 죽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쟁보다 타격이 큰 상황이죠. 전염병은 국경이 없습니다. 백신도 없다 보니 세계 각국이 국경통제에 의한 방역활동만 하고 있어 DNA 백신 개발을 서두르려고 합니다."

조셉 김 이노비오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구제역 백신을 공동개발 중인 플럼라인생명과학 (5,990원 ▲20 +0.34%)과 돼지열병 백신도 같이 개발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돼지열병 백신을 3~4개월 안에 개발해 올 가을까지 쥐실험을 끝내고 한국 또는 중국에서 돼지실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치사율 100%인 돼지열병은 전염성과 전파력이 강해 바이러스를 약독화하거나 사독화하는 기존 방식의 백신 개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1960년대부터 백신을 개발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이유다.



하지만 이노비오가 개발한 DNA 백신 및 치료플랫폼은 바이러스의 유전자정보, 즉 DNA의 염기서열만 알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DNA 백신은 전염성이 없는 바이러스의 유전자코드만 활용한다”며 “돼지열병과 같이 전염성 강한 질병에 대해서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노비오는 암과 전염병 예방·치료를 위한 DNA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기업이다.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방광암 등 8개 암 예방 및 치료제와 B형간염,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에볼라, 메르스, 지카 등 5개 전염성 질병의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인 플럼라인생명과학은 이노비오의 DNA 백신 및 치료플랫폼 기술을 이전받아 동물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기업이다. 이노비오는 플럼라인생명과학 지분 약 15%를 보유했다.

김 대표는 “이노비오가 돼지열병 백신을 개발해 쥐실험까지 끝내면 이후 플럼라인생명과학이 돼지실험을 추진할 것”이라며 “통상 신약개발은 임상을 거치지만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하는 팬데믹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예방접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릴 적 꿈이 의사였다는 김 대표는 “진료실에 앉아 하루 20여명의 환자를 돌봤다면 평생 1만명을 치료하는 데 그쳤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수백만 명의 환자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공대에 진학, DNA 백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망한 바이오기업들이 있고 공동연구할 파트너사도 많은 데다 투자자도 많아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것. 하지만 한국의 바이오 시장이 미국처럼 성장하려면 혁신적인 신약들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5년 내 전세계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바이오기업들이 협업을 많이 해야 하고 최소 5년 이상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시스템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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