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도는 인터넷용 위성 이미 66기…위성인터넷 시대 성큼 도래

머니투데이 곽호성 선임연구원 2019.06.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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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내년 상반기 400여 위성으로 미국에서 위성인터넷 시범 서비스 계획

네덜란드 천문학자 마르코 랭브룩(Marco Langbroek)박사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스페이스X의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자료=마르코 랭브룩 박사 블로그(SatTrackCam Leiden blog) 캡처네덜란드 천문학자 마르코 랭브룩(Marco Langbroek)박사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스페이스X의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자료=마르코 랭브룩 박사 블로그(SatTrackCam Leiden blog) 캡처


지난 4월 5일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첫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LTE(4G)에 비해 5G는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G 시대에서는 통신 지연시간이 극히 짧아져 자율주행차 실용화, 드론을 활용한 물건 배달, 사물인터넷 확산, 공장 스마트 자동화 등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인터넷 서비스가 도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곳곳에 존재한다. 광통신 케이블과 송신탑 위주의 현재의 무선 통신 전달 체계 하에서는 인터넷 서비스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유엔(UN)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세계 인터넷 이용자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억 명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2017년 기준 76억명, 유엔 2017년 세계인구전망 보고서)의 절반이 조금 넘는다. 현실적으로 지구 전체에 광케이블을 깔고 송신탑을 세워서 전 세계 인구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게 위성을 이용한 위성인터넷 서비스다.

현재 위성인터넷 서비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위성업체 스페이스X(SpaceX)는 지난달 23일 우주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팰컨9 로켓에 적재해 우주로 쏘아 올렸다. 이후 네덜란드 천문학자인 마르코 랭브룩(Marco Langbroek)박사는 카메라로 지구 궤도를 일렬로 돌고 있는 스페이스X의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고 곧바로 전 세계의 화제가 됐다. 현재 스페이스X의 인터넷용 위성 60기는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위성 제조업체인 원웹(OneWeb)은 지난 2월 우주 인터넷 위성 6기를 발사했고 오는 가을에 36기를 더 발사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나 원웹이 쏘아 올린 인터넷용 위성은 저궤도 위성으로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과는 완전히 다르다. 정지궤도 위성은 항상 같은 지역 상공에 떠 있으므로 해당 지역에 일정하고 주기적인 정보를 꾸준히 보낼 수 있어 주로 통신위성이나 기상위성에 사용된다.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무궁화 위성과 천리안 위성이 정지궤도 위성이다.

정지궤도 위성은 상당히 높은 위치(적도 상공 3만6000㎞) 떠 있으므로 지상과 신호를 주고받으려면 보통 0.25초 정도 지연이 생기고 신호 손실도 커서 LTE(4G) 수준의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술적인 제약이 있다. 정지궤도 위성 1기로 지구 면적 중 40%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저궤도 위성은 1000㎞ 이하 저(低) 고도에서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통신 지연 현상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소형 위성이라 제작 비용도 크게 낮다. 다만 저궤도 위성은 하루에 지구를 수차례 회전하므로 꾸준히 한 곳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따라서 통신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수천 대 이상의 위성들이 함께 돌면서 신호를 주고받아야 한다.

스페이스X는 위성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를 통해 소형 위성 1만1925개를 쏘아 올려 지구 전체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 1년간 위성을 60기씩 6차례 더 쏘아 올릴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에 총 400여 대의 위성을 갖고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도 우주 인터넷 네트워크인 '프로젝트 카이퍼'를 추진하며 인터넷용 위성 3236개 쏘아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 캐나다의 텔레셋(Telesat, 구글과 협력), 미국의 보잉, 스왐 테크놀로지스(Swarm Technologies), 아스트로캐스트(AstroCast), 스카이앤스페이스글로벌(Sky and Space Global) 등이 위성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위성인터넷 시대가 가까워진 배경에는 위성 제작 기술의 발달도 있다. 500kg 이상의 대형 정지궤도 위성은 개발·생산 비용이 1대당 100억원이 넘는다. 그렇지만 200~300㎏ 정도 무게의 소형 위성은 1억원 정도다. 위성 제작 기간도 예전에는 1년 이상 걸렸지만 요즘에는 1주일 정도로 단축됐다. 덩치가 작아진 위성을 로켓 하나에 수십 대씩 탑재해서 쏘아 올릴 수 있다.

위성 발사비용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지난달 27일 보고서에서 위성 1대당 발사 비용이 2016년 2억 달러(약 2371억원)에서 2040년 5000만 달러(약 593억원)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전개될 경우 500만 달러(약 59억3000만원)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위성인터넷 서비스의 속도도 기존 광통신 케이블을 이용할 경우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가능하다. 스페이스X는 1기가 바이트급 초고속 우주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론상 5G 서비스의 최대 속도는 1.35기가 바이트인 점을 감안하면 위성인터넷 속도가 5G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다.

한편 국내에서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케이티샛(KT SAT)뿐이다. 국내에서 위성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이들은 주로 기업이나 공공기관이다. 위성인터넷은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고 해저 통신이 연결돼있지 않은 나라와 자료를 교환할 때 요긴하게 사용된다.

천리안 2A호 모습/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블로그 캡처천리안 2A호 모습/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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