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구글·애플…'빅4' 저격에 나스닥 와르르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0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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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아마존·페북, 동시다발 反독점조사…美연준 위원,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곧 정당화 될 것"

[뉴욕마감] 구글·애플…'빅4' 저격에 나스닥 와르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폭락했다. 구글·애플·아마존·페이스북 등 IT(정보기술) '빅4'가 동시 다발적으로 미국 정부의 반(反)독점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에 투매가 벌어졌다.

◇구글·애플·아마존·페북, 동시다발 反독점조사



3일(현지시각) 우량주(블루칩)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4포인트(0.02%) 오른 2만4819.7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7.61포인트(0.28%) 떨어진 2744.45를 기록했다.

보합세를 보인 다우지수와 S&P500과는 달리 나스닥지수는 크게 주저앉았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0.13포인트(1.61%)나 폭락하며 7333.02에 마감했다. 이로써 나스닥지수는 지난 4월말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에 들어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퇴 앞에 놓인 IT '빅4'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페이스북은 7.5% 급락했고,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 6.1%, 4.6%씩 떨어졌다. 애플은 1.0% 내리며 비교적 선방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양대 반독점당국인 법무부와 FTC(연방거래위원회)는 최근 이들 4개 기업의 시장 독점 여부를 분담해 조사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구글과 애플, FTC는 아마존과 페이스북에 대한 조사를 맡게 됐다. 앞으로 두 당국은 이들 4개 업체가 미국 등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억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미디어 기업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최고경영자)는 WP의 최대주주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구글 등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온라인상에서 보수적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아마존이 미국 우체국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도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도 암울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는 50.5로, 전월의 52.6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즈음인 200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美연준 위원, 금리인하 기정사실화…"곧 정당화 될 것"

호재도 있었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정책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불러드 총재는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강연에서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조정하고 급격한 경기하강에 대비하기 위한 하향적 정책금리 조정이 곧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연준 위원이 공식적으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 가운데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로 통하는 불러드 총재는 "연준은 경기둔화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는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나오는 신호는 현재의 금리가 부적절하게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무역전쟁이 전세계적으로 기업 투자를 저해해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미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적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통한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중국 경기지표 등이 안도감을 주면서 최근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1.43포인트(0.39%) 오른 370.49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DAX지수는 65.97포인트(0.56%) 상승한 1만1792.81,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33.83포인트(0.65%) 뛴 5241.46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23.09포인트(0.32%) 오른 7184.80으로 마감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예상치인 50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중국 제조업 경기가 완만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IHS마킷의 지난달 유로존 제조업 PMI 확정치는 47.7로 예비치와 같았다. 전월(47.9)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5센트(0.5%) 하락한 53.2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은 71센트(1.2%) 떨어진 61.2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5시1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53% 내린 97.2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1.46% 상승한 온스당 133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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