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아들 찌른 日의 비극 '초교 난동 우려에…'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6.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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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폭력… 당일엔 초등교 향해 분노"
히키코모리 단체들, 사회적 편견 생길까 '우려'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일본에서 40대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전직 차관(76)이, 최근 있었던 가와사키 사건의 재현을 막기 위해 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3일 요미우리신문, TBS(도쿄방송)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 구마자와 히데아키 씨는 경찰에서 "아들도 아이들에게 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오후 도쿄도 네리마구의 집에서 발생했으며, 가해자가 말한 가와사키 사건은 지난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28일 오전 7시45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였던 50대 남성은 가와사키시 한 주택가에서 학교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흉기 난동을 벌여 초등생 1명과 성인 1명을 숨지게 하고 16명을 부상입혔다.

도쿄도 사건의 피해자인 아들은 44세 무직으로 평소 가정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사망한 아들이 30년 전인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집안에서 폭력을 썼다면서, 부모 모두에게 해를 입혀왔다고 전했다.



최근 10년 이상 부모와 떨어져 살던 남성은 지난달 중순 이 집으로 들어왔으며, 평소 집 밖에 나가지 않고 다시 부모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사건 당일에는 집 주변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는데 아들이 시끄럽다고 소리지르다 아버지와 말다툼이 벌어졌다는 게 가해자인 아버지의 진술이다. 이날 그의 발언으로 미루어보면 당시 아들의 행동이 '가와사키 난동'처럼 초등생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인 2일에는 "주위에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 그의 진술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최근 사건으로 인해 히키코모리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생길 것을 걱정하는 관련 단체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히키코모리UX회의, KHJ전국히키코모리가족회연합회 등은 "선입견으로 히키코모리와 사건을 연관짓는 것을 매우 걱정한다"는 성명을 냈다. 한 관계자는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면 막을 수 있던 비극도 있다"면서 "고립을 낳지 않는 관용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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