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사건' 30주년을 하루 앞둔 6월3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 평소와 다름 없이 평온한 모습이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하지만 기자의 여권을 보던 공안은 따로 좀 기다리라고 했다. "왜 나만…"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다른 공안에게로 보내졌다. 그쪽으로 갔더니 앞서 1차 신분 검색을 통과했던 동료 특파원도 대기 중이었다. 그가 가져간 보이스레코더(녹음기)가 문제였던 듯했다. 공안은 우리에게 "이곳은 정부가 지정 관리하는 곳이다. 특파원들은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관리사무소로 안내했다. "취재목적이 아니라 그냥 둘러 보는 것도 안되느냐"고 따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공안이 말한 '베이징인민정부 톈안먼지구 관리소'는 검문소로부터 1.4㎞ 정도 떨어져 있었다. 20분 정도 걸어가 담당자를 찾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허탈했다. "이곳은 장비가 필요한 현장 촬영이나 행사 등을 해야할 때 허가를 해주는 곳이다. 특파원들이 그냥 관광 목적으로 톈안문을 보러가는 것은 따로 허가가 필요없다"고 했다.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하루 앞둔 6월3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평소와 다름 없이 평온한 모습이다. 공사가 진행중인 듯 톈안먼 앞면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에 따르면 중국 웨이펑허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은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진행된 18차 아시아안보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관련 질문에 "톈안먼 사건은 정치적 혼란이며, 중국 정부는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감한 (진압) 조치를 취했다"며 당시의 대응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웨이 부장은 또 "30년이 지난 후 모든 사람들이 톈안먼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30년 동안 중국에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변화가 발생했는데 아직도 우리가 톈안먼 사건에 대한 대처가 잘못됐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중국의 철저한 통제 속에 중국인들의 기억 속에서도 '톈안먼 사건'은 사라져가고 있다. 상하이법정학원 교수 니러슝은 지난달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시위를 뒷받침하던 사회적 가치와 믿음은 사라졌다"며 "이런 시위가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때 유튜브를 보며 톈안먼 사건을 처음 알았다는 중국의 한 20대 교사는 "정치나 역사 교사가 가르치지도 않고 어른들도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겠느냐"며 "밀레니얼 세대 90%가 모른다고 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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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장개석기념관 앞 자유광장에 세워진 '탱크맨' 조형물. /사진 제공=로이터<br>
'탱크맨' 사진을 찍었던 위드너는 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비무장 군인을 광장으로 이동시키자 이들을 막기 위해 베이징 주민들은 도로를 가로막았다"며 "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대치하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제 앞으로 나아가 톈안먼 사태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사상자의 가족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그들을 마음 편히 해줘야 한다"며 "그것이 옳은 일이며 도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