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맞이한 네이버, 도쿄타워 넘어 세계 무대로 날개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9.06.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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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으로 일본 시장 공략…AI·동영상 등 글로벌 '연결' 플랫폼 목표

'성년'맞이한 네이버, 도쿄타워 넘어 세계 무대로 날개


# “국내 최고 포털에 안주하지 않고 네이버의 모자(날개 달린 모자 로고)를 도쿄타워 꼭대기에 씌워보고 싶다” -이해진 네이버 GIO

네이버의 초기 로고와 페이지 디자인을 맡았던 이승환 전 네이버 디자이너는 2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네이버 창립 초기 로고였던 ‘날개 달린 모자’ 디자인을 언급하며 10년여전 이해진 창업자와 나눈 일화를 공개했다.



2007년 일본에 검색사업 법인인 네이버 재팬을 설립하고 시장 확장을 꾀하던 때였다. 이후 네이버 재팬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글로벌 메신저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라인’의 산파역할을 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치인 진도 9.0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재난의 여파로 안전을 위해 집 또는 한국행 대신 사무실에 모여든 네이버 재팬 직원들이 재난 상황에서 전화를 쓸 수 없더라도 연락할 수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 라인의 출시 배경이다. 이후 여진 속에서 빠르게 개발에 착수해 한 달 만에 라인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후문이다.



네이버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국내 포털 1위를 변함없이 차지하며 토종 포털로서 자존심을 지켜왔다. 탄탄한 국내 사업자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 글로벌로 도약을 진행 중인 네이버의 시작은 어땠을까.

네이버는 1998년 삼성SDS의 사내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사업모델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1999년 6월 삼성SDS는 네이버를 ‘네이버컴’으로 분사했다. 네이버컴은 다른 인터넷 기업과 합병,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2000년 게임사 한게임과 합병 후 2013년 포털은 ‘(주)네이버’로, 게임은 ‘NHN엔터테인먼트(현 NHN)’으로 분리돼 지금의 구조를 갖췄다.

당시 다음(현 카카오), 라이코스, 야후 등 선점하고 있던 PC 검색 시장에서 '지식in', '통합검색' 등 국내 이용자에 특화된 서비스로 입지를 확대했다. 특히 통합검색 서비스는 검색 결과를 이미지, 뉴스, 관련 사이트, 웹문서 등으로 구분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글보다 7년 정도 앞섰다.


국내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한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갖춘 일본 시장에서 간편결제, 인터넷은행 등 핀테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일본 미즈호은행과 함께 라인뱅크 설립과 관련한 준비 법인을 설립했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은행 '라인뱅크' 설립도 추진 중이다.

AI(인공지능) 등 기술 기업으로서 북미‧유럽 사업도 더욱 확대한다는 포부다. 네이버랩스는 2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활용한 로봇 팔과 지도 제작용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네이버랩스 유럽’ 중심으로 AI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한다. 네이버는 2017년 6월 프랑스에 위치한 '제록스연구소'를 인수해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재편했다. 프랑스 파리에 위피한 스타트업 캠퍼스 스페이스 그린을 주축으로 AI 인력 양성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유튜브·넷플릭스·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넷플릭스 등에 대적해 쇼핑, 동영상 콘텐츠 관련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의 AI기반 콘텐츠 추천 기술을 적용한 동영상 전용 뷰어 베타서비스를 새로운 모바일앱에 적용했다. 동영상 전용 뷰어에서는 웹오리지널 콘텐츠와 브이라이브의 스타 콘텐츠 뿐 아니라 일반 창작자가 블로그, 카페 등 UGC 서비스에 올린 동영상 콘텐츠와 쇼핑 판매자의 커머스 영상 등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겠다"며 "검색서비스, 모바일 전환, 라인 성공에 이어 커머스와 B2B(기업간 거래)영역을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초기 로고와 페이지 디자인을 맡았던 전승환 전 네이버 디자이너가 제작한 네이버 창립 초기 로고였던 ‘날개 달린 모자’ 디자인 변천사 / 사진제공=네이버 공식 블로그네이버의 초기 로고와 페이지 디자인을 맡았던 전승환 전 네이버 디자이너가 제작한 네이버 창립 초기 로고였던 ‘날개 달린 모자’ 디자인 변천사 / 사진제공=네이버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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