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기업 블랙리스트 작성"…美 '화웨이 봉쇄' 보복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6.0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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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거래중단 기업들에 불이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이 외국기업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한한 데 대한 보복이다.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 기업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신뢰할 수 없는 외국기업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명단에는 시장 규칙을 따르지 않고 비상업적 목적에서 계약 정신을 벗어나 중국 기업을 차단하거나 공급을 중단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외국 기업과 단체, 개인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외국기업들이 정상적인 시장 규범과 계약 정신을 위반해 공급을 중단하고 다른 차별적 조치를 취했다"며 "명단에 오른 기업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압박으로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과 일본 전자기기업체 파나소닉 등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를 기업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5일 중국으로의 정보 유출을 막겠다며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을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인텔, 퀄컴,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구글은 거래중단 유예기간 90일 이후부터 화웨이에 대해 오픈소스를 제외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 기술 서비스 제공을 중단키로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최근 국영 곡물 수입업체들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수입 지시를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수입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수입된 대두의 대부분을 사료용으로 쓴다.


중국이 대두를 보복 카드로 선택한 것은 대두의 주요 생산지인 미국 중서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이기 때문이다. 주요 지지층인 중서부 백인 농민들에 경제적 타격을 줘 민심 이반을 유도하는 사실상의 '이간계'(離間計)인 셈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세력의 불만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중국은 이밖에 첨단제품의 필수 원료인 희토류의 대미 수출 금지, 미국산 불매운동 유도 등의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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