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31일(현지시간) CNN은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탄산수 시장에서 '잇(it, 바로 그것)'으로 여겨졌던 라크루아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면서 "사실상 날개 없는 추락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라크루아 브랜드를 소유한 내셔널 비버리지는 지난 30일 전일보다 3.48% 하락한 45.76로 마감했다. 승승장구하던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60% 넘게 하락한 수치다. 탄산수 시장이 연일 확대되고 있지만 그 열풍을 이끈 라크루아는 거꾸로 추락하는 것이다.
라크루아의 선전에 힘입어 코카콜라 등 경쟁업체들도 탄산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지난해 미국 내 탄산수 판매량은 31억리터를 기록하며 2009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CNN은 이런 라크루아를 가리켜 "밀레니얼 세대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성세대가 콜라·사이다 또는 맥주를 좋아했다면, 건강에 신경 쓰는 밀레니얼 세대는 무설탕 탄산수와 그 대표 격인 라크루아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탄산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것이 라크루아에게는 되레 독이 됐다. 로렌트 그란뎃 구겐하임 분석가는 "(타 회사의) 탄산수 종류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내셔널 베버리지가 의미 있는 혁신을 내지 못했다"면서 "소비자들은 대체제를 찾아냈지만 라크루아는 대체제들과의 차이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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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2017년 멕시코의 탄산수업체 '토포 치코'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터' 브랜드를 출시했다. 펩시코도 올해 초 탄산수 브랜드 '버블리'를 내놓았으며 코스트코도 자사 '커크랜드'를 통해 제로 칼로리의 탄산수를 판매하고 있다.
그란뎃 분석가는 이어 "내셔널 비버리지의 미숙한 경영으로 라크루아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혁신 부족 등의 내부 문제가 있지만 정작 경영진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고 있어 발전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내셔널 비버리지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소비자와 허위 광고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레노라 라이스는 "살충제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라크루아에 포함됐다"면서 "'천연재료 100%' 광고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내셔널 베버리지는 라이스의 주장이 거짓이고 이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입장이다.
닉 카포렐라 내셔널 베버리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순익이 감소하자 투자자들에게 "경영진의 실수도, 신의 악의에 따른 것도 아니다"라면서 "(우리에게 일어난) 부당한 일들 때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