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회계정보 활용으로 중소기업 대출길 넓어진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06.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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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 바뀐다]⑨실시간 회계 빅데이터 이용, AI 신용정보 서비스

편집자주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규제가 촘촘하다. 4월1일부터 시행된 '금융샌드박스법'은 현행법상 불가능하지만 규제 특례를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모래놀이터(샌드박스)'에서 놀아보겠다는 서비스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시리즈로 짚어본다.

세무회계정보 활용으로 중소기업 대출길 넓어진다


#. 중소기업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급하게 대금을 치러야 할 일이 생겨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은행은 그에게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A씨의 회사가 비외감(외부인에 의해 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중소기업이라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더존비즈온의 '실시간 회계 빅데이터 이용 AI(인공지능) 신용정보 서비스'가 출시되면 기존 금융혜택에서 소외돼있던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실시간 세무·회계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어 대출한도가 확대되고, 금융비용은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더존비즈온의 이러한 계획은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현됐다. 샌드박스란 어린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처럼,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세무회계정보 활용으로 중소기업 대출길 넓어진다
더존비즈온의 서비스는 회계프로그램에 실시간으로 저장되는 회계 빅데이터 등 세무회계정보 활용 신용정보를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게 골자다. 금융회사는 이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결산 재무자료 중심에서 월/분기/반기 등 실시간 회계자료 중심으로 새로운 여신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무엇보다 △결제신뢰도 △외상매출 회수기일 안정성 △거래처 이탈여부 △활동성 등 기존 재무제표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한 세무회계정보가 금융권에 새롭게 유통·활용될 수 있다.

더존비즈온은 서비스가 출시되면 중소기업·소상공인만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고객 확대뿐 아니라 리스크를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어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정부 또한 다양한 정책금융 개발과 정책자금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의 출시를 위해선 개인신용조회회사(CB)가 아닌 비금융회사도 기업 신용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 개정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등 요건을 충족했다"면서 더존비즈온이 신용정보의 단순 가공 외 기업신용등급평가업무는 수행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특례를 인정했다.


더존비즈온은 오는 7월까지 신용평가모형 및 조기경보모형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8월까지 금융기관 등 정보이용자에게 신용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분석·전송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9월 시범서비스를 출시하고, 10월부터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기존 금융시장이 대출이 불가능한 고객에 대출하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건전성, 수익성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혁신 금융시장은 대출이 가능하지만 여러 제도적 문제 때문에 대출을 못 받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생산적, 포용적 금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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