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건 내리건, 장타 보다 단타…박스권 증시 ETF 투자 전략은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6.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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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변동성 장에서 몸값 올라가는 레버리지·인버스ETF…"방향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조심해야"

오르건 내리건, 장타 보다 단타…박스권 증시 ETF 투자 전략은


미·중 무역분쟁과 달러 강세 등으로 국내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펼치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8% 넘게 하락했고,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2%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수가 당분간 하락과 단기 반등을 오가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5.48포인트(0.77%) 오른 2038.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달 말(2216.43)보다 17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한 달 새 8% 가량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14포인트(0.31%) 내린 689.33에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무역협상은 이어지는 가운데 협상 타결이 요원할 경우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한국 기업들의 수출 부진 등으로 기업이익 개선 기대감도 약화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2012~2016년 과거와 같은 박스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스권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로 수익 낸다= 투자 좀 해본 사람들은 박스권 장세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활용한 단기 매매 전략을 활용해 수익을 얻는다. 특히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버스 ETF의 경우 기초지수가 하락해도 이익이 난다는 점에서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 찾는 이들이 꾸준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총 427개 ETF가 상장돼 있다. 그 중 레버리지(36개) 및 인버스(36개) ETF는 약 16%(72개)를 차지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KRX3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있는가하면, 달러 자산이나 국제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등락을 추종하는 ETF도 있다.

레버리지ETF는 추종 지수의 일일 등락률을 1.5~2배로 움직이도록 설계해, 그만큼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주로 강세장에 베팅할 때 거래한다. 반면 인버스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기초 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1.5~2배의 수익을 얻게 된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한달 새 8% 가량 하락하면서 이달 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좋았다. 코스피200 기초지수를 아래로 2배 추종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와 'TIGER200선물인버스2X', 'KOSEF200선물인버스2X' 등 ETF는 최근 한달 동안 12%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상승에 베팅하는 '코스피200레버리지ETF'들은 11%대 손실을 기록했다.

◇개인은 '레버리지', 기관은 '인버스'…"투자 주의" 신중론도 = 수익은 인버스ETF에서 났지만 투자자들의 눈은 레버리지ETF로 향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KODEX레버리지ETF'에는 약 71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코스닥1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ETF'에는 752억원 어치가 순유입됐다.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이에 따른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기 차익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ODEX코스닥150인버스ETF'에서는 336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자자별로 차이가 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레버리지ETF를 사들였고, 기관 투자자들은 인버스ETF를 순매수했다.

'KODEX200레버리지'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는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 3·5위로, 각각 1070억원, 75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KODEX200선물인버스'(580억원) 가장 많이 판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KODEX레버리지'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각 1117억원, 762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이들 ETF는 기관 순매도 종목에서 상위 1·2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KODEX200선물인버스2'와 'KODEX인버스'를 각각 564억원, 299억원 어치 사들이며 시장 하락에 베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 부문장은 "요즘처럼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울 땐 과거와 같이 패턴 매매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며 "최근 개인들이 레버리지ETF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대와 달리 하향 박스권이 이어지면 손실이 누적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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