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시 치솟은 비트코인, 거래소 보안은 괜찮나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05.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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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가 개최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 각국에서 수만명이 행사장에 몰려드는 MWC 기간, 바르셀로나는 그야말로 소매치기 천국이다. 유럽 전역의 소매치기들이 이곳으로 원정을 오곤 한다.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00만원선을 재돌파하자 해커들이 다시 암호화폐 거래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페이스북과 스타벅스 등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미국 통신사 AT&T가 통신요금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게 허용한 정책 등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같은 비트코인 열풍이 해커들의 시선을 암호화폐 거래소로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은 최근 일부 해커들이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사칭한 공격도 시작했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사칭한 이메일 공격이 포착됐다. 이메일은 발신인이 업비트인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이벤트 당첨자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안내서.hwp’이라는 제목의 악성 문서 파일이 첨부돼있다.

지난달엔 세계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해킹 공격을 받아 원화로 약 470억원의 금전 피해를 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피해금액이 3억달러(약 3500억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이은 해킹으로 파산에 이른 거래소도 있다. 뉴질랜드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피아는 지난 1월 1600만달러(약 191익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본 결과, 거래소 사업을 청산해야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사이버 공격 시도는 크게 늘고 있지만 주요 메이저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외하고 상당수 거래 사이트들이 여전히 보안 시스템이 취약하다. 수익 극대화에만 혈안이 된 채 이용자들의 거래 안전 문제는 여전히 뒷전이다. 자칫 ‘안전과 신뢰’를 목적으로 설계된 ‘블록체인’이 되레 불신 사회를 조장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 자구책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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