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김 "美 기본입장 불변…北 미사일 '판 흔들기' 아닐 것"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5.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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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美 처음부터 비핵화가 최종 목적…北 , 가장 원하는 것 신뢰지만 소통 안 해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19글로벌인텔리전스서밋 미디어세션/사진=권다희 기자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19글로벌인텔리전스서밋 미디어세션/사진=권다희 기자


앤드류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9일 최근 미 국무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동시·병행적 진전'을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판을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단순한 시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2019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 미디어 세션에 참석해 미 국무부가 최근 "동시적이고 병행적으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미국 입장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비핵화가 최종적 목적이고 비핵화를 북한이 확실히 보이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병행적 진전의 의미와 관련해 "미 국무부에서 듣기론 (비핵화와 관계개선, 평화체제 등) 모든 것을 다 같이 논의할 수 있지만 어떤 게 먼저 가느냐를 협의해 나가자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나 미국이나 입장은 거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나 하노이 정상회담 때나 기본적인 입장은 거의 같다"면서 "제 경험으로 북한이 제일 원하는 건 70여 년 동안 서로가 불신의 상대였는데 어떻게 미국을 믿고 모든 걸 다 포기하고 하루 아침에 다 할 수 있느냐, 관계 개선이 중요하고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식으로 하자면 새로운 친구가 되자는 건데 친구가 되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게 소통"이라며 "자기 뜻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북한은) 소통이 잘 안 된다"고도 했다.

이어 "본인들이 원할 때만 소통하고 원하지 않을 때 피하면 친구가 될 수 없다"며 "북한 측을 상대할 때 친구가 되겠다면 자주 소통하고 의견 나누자는 얘기를 자주 한다. 꼭 무거운 주제가 아니라도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전 센터장은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대화 재개 전 기존에 개발한 무기를 실험하기 위한 목적일 것으로 추정했다. 판을 흔들기 위한 도발이 아닌 실험 그 자체였단 얘기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을 쭉 지켜보고 상대해본 입장으로 이전에 6자 회담 때도 그렇고 미국과 대화할 때는 그런 것(미사일 발사)을 안 한다"며 "대화가 일단 중단되면 밀려 있던 시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를 하고 있을 때는 작든 크든 (발사를) 하면 판이 깨진다"며 "미사일을 제대로 개발했는지 여부가 확인이 안 된 상태였는데 다시 대화가 재개되면 시험을 할 수 없으니까 이 기회에 한 걸로 알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발사가) 판을 흔들어보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안 본다"며 "(실험 결과 개발에) 성공했으면 앞으로 안할 것이고 아니라면 대화를 다시 시작하면 못 하니 한 두번 더 (발사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톱다운 방식의 효용성에 대해 "하노이 결과를 보고는 이게(톱다운이) 아니라는 얘기가 더 많다"면서도 "북한은 굉장히 특별하고, 권력구조 등의 특수성으로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협상을) 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여기까지 온 것도 비핵화 의지를 밝힌 김정은 위원장이 있었고, 지금까지 한번도 미국 현직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만난 적이 없는데 이걸 할 의지가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고 그 중간에서 많은 노력을 한 문재인 대통령 3자가 있었고 그 3자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 말했다.

동시에 그는 "하지만 밑에서 실무자 접촉도 굉장히 많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프레임이 만들어졌다"며 "많은 분들이 모르지만 북미 뿐 아니라 한미도 (정상급 외)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전직에 있을 때는 저랑 서훈 국정원장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등 그런 교류가 오갔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사람들이 겉으로 볼 때 톱다운이라고 하는데 저는 백프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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