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업 美반도체 업체 GCT, 코스닥상장 나선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9.05.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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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NH투자증권 상장주관사 선정…"내년 상장이 목표"

한상기업 美반도체 업체 GCT, 코스닥상장 나선다


국내 연구진이 주축이 돼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무선통신 반도체 회사 GCT세미컨덕터(이하 GCT)가 코스닥상장을 추진한다. GCT가 코스닥에 상장되면 이 회사에 투자한 아나패스 (26,600원 ▲1,400 +5.56%)엠벤처투자 (921원 ▼40 -4.16%)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GCT는 최근 IPO(기업공개) 업무를 맡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당초 GCT는 미국 나스닥상장을 추진했는데, 공모기업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는 코스닥 상장으로 돌아섰다.

상장주관사인 삼성증권 관계자는 "GCT가 아직은 이익이 나고 있지 않아 테슬라(이익미실현) 요건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며 "모바일용 반도체가 일본에서 사업화에 성공한 만큼 상장에 필요한 기술적 역량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CT가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상장시기를 내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CT는 경영진과 주요 임직원이 한국인이고 주주들도 한국인인 한상(韓商)기업이지만 미국에 설립된 회사다. 미국기업은 기술특례 상장 적용대상이 아니다. 결국 적자를 내고 있는 GCT가 국내에 상장할 수 있는 방법은 테슬라요건 상장이 유일하다. GCT는 지난 1분기에 51억원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GCT는 이동통신 기기나 네트워크에 필요한 반도체를 만든다. GCT의 반도체는 휴대폰과 가정용 통신기기에 들어간다. GCT는 미국의 퀄컴과 더불어 5G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용 칩셋(반도체)을 개발할 수 있는 회사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4.5G와 4.75G 칩셋을 양산해서 공급하고 있다. IT(정보통신) 업계 관계자는 "GCT는 일본의 2위 통신사업자인 KDDI와 사업을 진행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5G 시대가 열리게 되면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GCT가 상장될 경우 이 회사에 투자한 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팹리스(설계전문) 반도체 기업 아나패스는 2013년부터 GCT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총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엠벤처투자도 GCT에 400억원 이상을 투자, 지분 14%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GCT 보유지분 가치에 대해 회계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당시 한영은 엠벤처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GCT 지분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됐는지를 확신할 수 없다며 의견거절을 고수했다.

엠벤처투자는 GCT의 지분가치를 취득가의 절반 정도로 줄이고 나서야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 대신 27억원의 영업이익을 61억원의 영업손실로 정정해야 했다. GCT가 상장하게 될 경우 엠벤처투자가 보유한 GCT의 지분가치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GCT의 코스닥상장이 가시화될 경우 엠벤처투자의 주식거래가 재개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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