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수입車 장점 모두…" 투트랙 가는 한국GM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5.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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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 신차, '수출 효자'로 기대…해외서 검증된 본사車 들여 판매 라인업 강화

"국산+수입車 장점 모두…" 투트랙 가는 한국GM


한국GM이 글로벌 신차 국내 생산 및 수출과 검증된 수입차 한국 출시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내실 강화를 꾀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손익분기점 도달, 내년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해 초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의 장점을 모두 갖춘 자동차업체가 되는 투트랙 전략을 구체화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신차를 수출해 매출액을 높이고, 그 사이 검증된 GM 본사 차량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전날 진행한 한국GM 창원 도장공장 착공식도 투트랙의 일환이었다. 이곳에선 차세대 CUV(다목적크로스오버차량)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생산될 예정이다. 6만7000㎡ 규모의 3층 높이로 완성될 공장은 시간당 60대 차량 도장 작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은 이번 착공식을 두고 "창원공장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는 계기"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글로벌 신차인 준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는 CUV보다 생산 속도가 한 발 빠르다. '9BUX'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알려진 이 차의 시범 생산을 올해 내 진행한 뒤 내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GM은 9BUX를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고, 가동률이 떨어져 1교대로 운영 중인 부평2공장에 트랙스 생산을 맡기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생산라인 재배분을 통해 판매량 및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잘 만든 '트랙스'가 지난 3년(2016~2018년) 동안 국내 완성차 수출 1위를 차지한 것처럼 다가올 국내 생산 신차들이 수출 증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출뿐 아니라 국내서도 판매될 때 가격경쟁력을 갖고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 본사의 검증된 수입차를 들여오는 작업도 진행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트래버스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올해 1분기에만 3만대 이상 판매된 차량이다.


지난 3월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대형 SUV '트래버스'. /사진=뉴스1지난 3월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대형 SUV '트래버스'. /사진=뉴스1
수입차가 들어오면서 한국GM 판매 라인업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트래버스, 콜로라도뿐 아니라 준대형 SUV '블레이저' 등의 수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기존 수입차 업체와 달리 판매 및 A/S(고장수리)망을 국내 완성차업체 수준의 틀로 갖췄다는 점도 한국GM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수출 물량 증가, 라인업 다양화 등으로 한국GM은 올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 1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5년 내내 손실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 큰일을 겪으면서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회사의 분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 손실의 경우 구조조정과 퇴직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 6000억원을 빼면 실제 손실은 2000억원 정도"라고 했다. 올해 새 라인업 추가 등의 상황이 더해지고, 내년 글로벌 신차까지 이뤄지면 차츰 손실에서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노사 간 협력이 관건이다. 노사는 오는 30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단체교섭 상견례를 예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요구안으로 기본급 인상안뿐 아니라 △격려금 650만원 지급 △내수시장 확대방안 마련 요구 △정년연장 등 만만찮은 내용을 제시했다. 사측도 협상을 준비하며 긴장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이 신차 생산 및 수출 등에서 성과를 내려면 노사 간 원활한 합의가 관건"이라며 "자칫 협상이 길어지면 계획한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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