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3세 승계 위해 올리브영 가치 내리고, IT는 올리고…"승계 정당성 확보 먼저"-한투證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5.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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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28일 CJ (122,500원 ▼1,000 -0.81%)에 대해 올리브네트웍스 분할 관련 IT사업 가치는 높인 반면, 올리브영 평가가치는 지나치게 낮다며 지배구조 개편도 '월드베스트 CJ'답게 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7만원은 유지했다.

CJ는 지난 4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CJ 기존 보통주, 우선주 주주 모두에게 신형우선주 배당 지급도 결정했다. 이는 결론적으로 이번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 편입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CJ는 올리브네트웍스를 IT사업부(CJ The Next)와 H&B사업부(올리브영)로 인적분할, 이중 IT사업부를 CJ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 경우 오너 3세 일가가 44%를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CJ 자사주와 교환, 3세들의 CJ 지분이 1~2%대로 늘어난다.
CJ, 3세 승계 위해 올리브영 가치 내리고, IT는 올리고…"승계 정당성 확보 먼저"-한투證


윤태호·차주영 연구원은 "주식 교환으로 자사주는 기존 11.2%에서 4.3%로 6.9%포인트 줄어들고, 자사주가 오너일가에게 배부됨에 따라 보통주 배당도 줄어들게 됐다"며 "CJ 보통주 배당금 규모가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올해 주당배당금은 1346원으로 7.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 비율도 논란거리라고 지적했다. IT사업부와 H&B사업부 인적분할 비율은 45대 55로, 각각 5242억원, 6629억원의 기업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IT 사업부문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영업이익 68억원을 달성했다. 파워캐스트를 합산해도 173억원이다. CJ 평가기준 영업이익(470억원)과 300억원 가량 차이난다.

CJ 측은 이 같은 차이에 대해 IT사업부가 올리브영과 합병한 이후 올리브영 SI시스템을 강화했는데, 이것 역시 올리브영에 대한 서비스 제공 차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며 실적으로 인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연구원은 "이는 바꿔말하면 CJ IT사업부는 올리브영 SI 수요가 없다면 향후 수익 내기 어려운 영업이익률 1.6%의 회사라는 얘기"라며 "인적분할 후 올리브영이 IT사업부에게 SI 서비스를 받지 않는다면 IT사업부 실적가시성은 낮아질 것이고 영업이익률도 열위이기 때문에 삼성SDS, 롯데정보통신 (31,500원 ▼800 -2.48%) 등 일반 SI업체와 비교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CJ, 3세 승계 위해 올리브영 가치 내리고, IT는 올리고…"승계 정당성 확보 먼저"-한투證
아울러 CJ IT사업부의 100% 자회사인 파워캐스트에 대해서도 역량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CJ는 CJ파워캐스트를 SK의 인크로스처럼 디지털 광고 전문회사로 키우겠다고 했지만, 파워캐스트 비즈니스는 인크로스, 나스미디어, 이노션 등과는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윤 연구원은 "파워캐스트 영업이익률은 4.2%에 불과해 이노션(9.5%), 나스미디어(23.4%), 인크로스(31%)와 비교할 때 최하위 수준이고, 최근 실적도 감소세"라며 "기존 광고업체와 비교해 기업가치를 측정해도 595억원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투자증권은 IT사업부문 가치가 CJ가 평가한 5424억원 대비 61.1% 낮은 3781억~4019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CJ가 제시한 기준을 적용해도 26% 가치가 낮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리브영 가치를 6629억원으로 평가한 것 역시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 확대로 성장성은 둔화됐지만, 올리브영은 여전히 업계 시장점유율 65%로 압도적 지배력을 갖고 있고, 최근 경쟁자들이 소극적 영업으로 선회하면서 지위가 더 견고해진 상태"라며 "CJ가 올리브영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GS리테일 (19,610원 ▼40 -0.20%)이나 BGF리테일 (129,000원 ▼2,900 -2.20%) 평균 멀티플 24.4배를 적용하면 9146억원은 돼야 맞다"고 짚었다.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경우 기업가치는 1조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윤 연구원은 "우리는 CJ IT사업에 4019억원의 가치를 적용했지만, 인적분할 후 올리브영 관련 이익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IT사업 가치는 2111억원 수준이 적정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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