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美 결단이 문제 해결 열쇠…北 압박은 사태 악화"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5.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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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美, 싱가포르 합의 따라 단계적·병행 추진해야"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 이사장(전 통일부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평화, 그 문을 열다…비핵화 넘어 공영의 시대로'를 주제로 한 '2018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2018.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 이사장(전 통일부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평화, 그 문을 열다…비핵화 넘어 공영의 시대로'를 주제로 한 '2018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2018.06.29. [email protected]


임정원 전 국가정보원이 27일 북미관계 정상화 및 한반도평화체제 달성과 관련 "미국의 결단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며 "미국이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단계적으로 병행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도 역임했던 임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 서밋’ 오찬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 전 원장은 "북한을 압박해 굴복시키려는 접근방법은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했고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굴복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북한은 리비아가 아니다"라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결단하면 북한에 대해서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 "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는 미국과 북한간 적대관계의 산물"이라며 "미북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평화가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임 전 원장은 대통령 특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을 당시 받은 인상을 소개하며 "그(김정일)는 미국을 불신하고 두려워 한다"면서도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그는 "북한의 생존 발전을 위해 초강대국 미국과의 평화공존이 필수적이며 이것이 북한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라며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반복되는 관계 개선 제의를 거부하고 적대정책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체제 생존과 전쟁 억제를 위해 핵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김정일)의 생각"이라 전했다.


또 임 전 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며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비핵화는 선대의 유지'라고 강조했다고 한다"며 "김정은이 말한 ‘선대의 유지’란 김일성-김정일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 후 주한미군과 한미안보동맹,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냉전 종식 후에도 나토(NATO)를 유지하고 계속 미군이 유럽에 주둔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가 실현되어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 반박했다.

임 전 원장은 "우리는 지금 평화의 길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며 "평화를 향해 가는 길에 크고 작은 난관이 있더라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 있게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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