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전역 수천명 친정부 시위…"협조않는 의회 해체"

뉴스1 제공 2019.05.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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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연금개혁 정책 지지"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 35%…24년래 최저

브라질 친정부 시위. © AFP=뉴스1브라질 친정부 시위.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야당은 사탄의 술책을 중단하라" "의회 해산" "대법원 해체"

'남미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 수천명이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전역 주요 도시에서 친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의 당은 브라질'이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브라질 국기를 흔들며 보우소나루의 별명인 '미투'(mito) 혹은 '신화'를 외쳤다. 미투는 포르투갈어로 '신화적 인물'을 뜻한다.



시위대는 로드리고 마이아 하원의장이 '사탄의 술책'을 펴고 있다며, 현 정부의 핵심 책 공약인 연금 개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에 협조하지 않는 의회와 연방대법원의 해체를 요구하며 강력비난했다.

이날 시위에 통신은 "취임 5개월 만에 국민연금 개혁 교착상태로 궁지에 몰린 지도자(보우소나루)의 인기를 가늠하게 하는 시위였다"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시위에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트위터를 통해 시위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고 "시위는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많은 국민들이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우려를 안고 거리로 나왔다"고 썼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연금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브라질은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현재 공무원 등에게 연금으로 지급되는 약 1조헤알(약 295조원)을 절감, '경제 정책의 자금줄'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보우소나루가 이끄는 사회자유당(PSL)의 의석이 브라질 하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실업률 상승과 경제 성장세 둔화, 정부 내 불협화음 심화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인기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5%, 보통 31%, 부정적 27%, 무응답 7%를 기록했다. 이는 집권 4개월차 기준으로 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24년만에 가장 저조한 것이다.

정부를 향한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브라질 국민 수백만명이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고, 지난 15일에는 공립대 예산 30% 삭감 결정을 규탄하기 위해 수만명의 학생과 부모가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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