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럽의회선거서 '노 딜 브렉시트'를 택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5.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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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당' 유럽의회선거 1위 돌풍… 브렉시트 실패 책임 보수당은 참패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선거 승리 뒤 함박웃음 짓는 나이젤 패라지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사진=로이터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선거 승리 뒤 함박웃음 짓는 나이젤 패라지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사진=로이터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아무런 합의 없는 혼란스러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26일(현지시간) 끝난 유럽의회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했지만, 브렉시트에 실패한 보수당은 몰락했다. 선거 패배로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가 힘을 얻는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테리사 메이 총리의 후임이 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모두 73명의 유럽의회 의원을 뽑는 영국 선거 결과, 극우 성향의 나이젤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이 32%의 득표율로 20%에 그친 자유민주당을 크게 따돌리고 사실상 1위를 확정했다. 총 751석의 유럽의회 중 약 21석을 얻게 된 것이다. 반대로 집권 여당인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은 각각 9%, 14% 득표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에 실패한 기성정치권에 대한 영국 유권자의 심판으로 해석된다. 영국 투표율도 37%로 유럽연합(EU) 평균인 51%에 미치지 못했다. 많은 영국인이 EU 선거 참여를 꺼렸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브렉시트당의 승리는 메이 총리의 보수당이 브렉시트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유럽의회선거가 끝나면서 보수당에서는 메이 총리 후임을 뽑기 위한 본격적인 당내 경쟁이 시작됐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24일 브렉시트 실패의 책임을 지고 다음 달 7일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총리직을 승계할 보수당 당수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현재까지 8명이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제레미 헌트 현 외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장관, 맷 행콕 보건장관,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장관, 에스터 맥베이 전 고용연금장관 등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대부분의 후보는 정치·경제적으로 큰 혼란이 예상되는 노 딜 브렉시트까지 감수하겠다는 '강경파'다. 대표적 인물이 2016년 당시 영국독립당을 이끌던 패라지 대표와 브렉시트를 이끌어낸 존슨 전 장관이다. 그는 "EU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오는 10월 기한까지 브렉시트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헌트 외무장관도 이번 선거 후 "고통스러운 결과"라며 "브렉시트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면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라지 대표는 이날 선거 승리가 확정된 뒤 "이번 선거는 노 딜 브렉시트 방안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면서 "브렉시트를 이뤄내기 위해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모든 것은 유권자가 원하는 대로 될 것이며, 보수당이든 노동당이든 브렉시트로 이끌지 못한다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수당 당수 선거는 다음 달 10일부터 진행된다. 주별 당대표 경선을 통해 가장 득표수가 적은 후보부터 탈락시키며, 최종 후보자 2명이 약 12만명의 평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결선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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