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른바 '학교 폭력 미투(MeToo: 나도 당했다)'다. 하루가 머다하고 연예계를 줄줄이 강타 중이다. 연예인 지망생, 뜨는 연예인, 이미 뜬 연예인 등 그 대상을 막론한다. 이젠 학교 폭력을 저지른 이는, 아예 연예인을 할 수 없단 얘기까지 나온다. 지금 같은 시대에 '학폭 검증'을 도저히 피할 수 없단 것. 이에 연예계에서도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윤서빈→잔나비→효린…'의혹' 불거지면 '태풍'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은 '학폭 의혹' 제기 후 자진 탈퇴키로 했다./사진=머니투데이db
이어 한창 뜨는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의 '학폭 의혹'이 불거졌다. 23일 피해자가 올린 한 커뮤니티 글이 시작이었다. 그는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치는 것은 기본이었다"고 주장했다. 하루 만인 24일, 잔나비는 "유영현은 자진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 한 뒤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미 뜬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다. 2010년 데뷔해 9년 차인 가수 효린도 26일 '학폭 의혹'이 불거졌다. 효린 소속사는 "15년 전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하고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어 소속사 측은 "학폭이라 명명된 게시글이 삭제됐다"며 "연예인이라는 걸 악용해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면 더욱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 역시 관련 폭로를 이어가,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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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커뮤니티…손쉬운 '폭로'의 시대
손쉬운 '폭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학교 폭력 피해를 입은 누구라도,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페, SNS 등을 통해 여론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특히 연예인은 대중에게 고스란히 노출돼 있기 때문에, 과거 검증을 피할 수 없다.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거꾸로 자신의 인성과 살아온 이력을 판단케 하는 도구가 된 셈이다.
효린은 이미 뜬 뒤 논란이 불거진 사례지만, 대다수는 이미 뜨기 전 검증하는 분위기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에 출연했던 한종연이, 고등래퍼에 나온 장용준이 각종 의혹이 불거진 뒤 하차했다.
연예계 "학폭 검증 잘해라" 긴장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팬들도 가창력, 연기력 등 재능이나 수려한 외모만 보고 스타를 판단하지 않는 분위기다. '인성(人性)'이 중요함을 충분히 인지하기 시작했다. '학폭 미투'는 물론, 최근 '승리 게이트' 등 불거진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이 같은 기류가 더 강해졌다. 방탄소년단(BTS) 팬이라는 직장인 김모씨(33)는 "연예인들이 사회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만큼, 인성도 실력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본다"며 "학교 폭력을 저질러 놓고 본인만 승승장구한다면 너무 불공평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연예 기획사들도 연예인들에'인성'을 강조하고 있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멤버들 실력 뿐 아니라 인성을 강조하는 걸로 유명하고, JYP엔터테인먼트도 인성 교육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진영 JYP 대표는 과거 Mnet '식스틴' 방송에서 "조심하면 언젠가 걸리고,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