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당국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은 美 탓"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5.26 12:21
글자크기

美, 통화가치 절하 통한 '수출 보조금' 지적에 대응
궈수칭 은보감회 주석 "투기 공매도 세력 큰 손해"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사진=로이터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사진=로이터


미국이 관세 공격에 이어 통화 가치 하락을 통한 자국 기업의 간접적인 지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자, 중국 정부가 최근의 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심화시킨 영향 때문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투기적인 공매도 세력들은 필연적으로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26일 중국 금융매체 진룽제(金融界) 등에 따르면 궈수칭 중국 은행보함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은 25일 샤오위안치 대변인이 대독한 '칭화 우다오커우 글로벌 금융 포럼' 개막사에서 "위안화 환율의 단기 변동은 정상적인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로 볼 때 위안화의 지속적인 평가 절하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이달 들어서만 2.5% 상승했다. 환율 상승은 해당 통화의 가치 하락을 뜻한다. 궈 주석은 "중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 성장의 최대 엔진이며, 좋은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경제 발전의 질이 높아지면서 위안화 시장의 환율도 구매력 평가절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기적으로 위안화를 공매도하면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수장이 펀더멘털을 강조하면서 외환시장의 투기 세력에 대해 경고장을 날리면서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의 고시 중간 환율 기준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올해 저점인 지난 3월21일 6.6850위안에서 지난 24일 현재 6.8993위안까지 두달여만에 3.21% 상승했다. 중국 위안화의 1차적인 심리적 저지선은 달러당 7위안으로 간주된다.



궈 주석은 아울러 최근의 위안화 가치 하락이 미국의 관세 인상 충격을 상쇄하려는 인위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님을 분명했다. 앞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통화 가치 하락을 통해 자국 기업들에 사실상의 '수출 보조금'을 제공하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관세 타격을 완화하기 위한 중국 측의 위안화 가치 절하 시도를 경고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궈 주석은 "지난 10여 년 동안 위안화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기본적으로 외부 요인 때문이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다"면서 "최근 사례로 5월 들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3% 넘게 떨어진 것도 미국이 무역마찰을 부추겨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주장했다.

궈 주석은 또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심화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궈 주임은 "우선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제품 대부분이 내수 판매에 매우 적합하다"면서 "중국은 '소비 업그레이드' 단계에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커지는 거대한 소비 시장이 (미국으로 가던) 물량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수입업체의 추가 관세 비용 분담 의지와 아시아, 유럽 및 그 밖의 다른 지역과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적트도 관세 공격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궈 주석은 미중 무역갈등의 핵심 이슈들인 '기술 강제이전', '기술 도둑질'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궈 주석은 "미국이 자국 기술을 도둑질한다고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현대판 패권주의이며, 중국 인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명분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나서고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완전히 근거가 없는 행동"이라며 "중국은 이미 지식재산권 규칙의 굳건한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궈 주석은 과거 중국의 '4대 발명품'인 화약, 나침반, 종이, 인쇄술 등이 직간접적으로 서구 자본주의 발전을 도왔듯이 중국이 후발 주자가 된 지금, 서방의 선진 기술을 배우는 것이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