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
'타다' 서비스를 둘러싼 최 위원장과 이 대표의 논쟁이 23일에도 이어졌다. 전날 "이기적이다", "무례하다"는 비판에 "출마하시려나"라며 비꼬았던 두 사람 간 설전의 연장전이다.
최 위원장은 "혁신 과정에서 소외된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혁신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자신의 진의를 부연했고, 이 대표는 "제가 언론과 페이스북에서 주장하던 이야기"라며 취지에 공감하는 모습을 취했다.
그러나 혁신 기업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대한 정책당국의 불만, 정부의 비판에 대한 냉소는 하루 아침에 해소될 문제는 아니다.
전날 최 위원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 "무례, 이기적, 오만"이란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이 대표가 타다 논란 관련 70대 개인택시 기사의 분신 사망에 대해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이라 언급하는 등 날선 발언을 이어간 데 대한 지적이었다. 반면 이 대표는 SNS에 "이 분은 또 왜 이러실까요, 출마하시려나요"라며 비꼬았다.
양측의 설전은 결과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모양새를 갖췄다.
정부로서는 금융당국 최고 책임자의 입을 통해 산업 혁신 과정에서 낙오되는 전통 산업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일부에선 '반(反) 혁신' 이미지를 우려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가 그간 '핀테크 전도사'를 자처하며 혁신 기업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최 위원장이었던 터라 "적기에 적합한 말을 했다"는게 내부 분위기이다.
이 대표로 대변되는 '혁신 기업 진영'으로선 '정부에 할 말은 할 수 있다'는 배짱을 확인했다. 동시에 '여론'을 통해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양측의 설전에 대한 온라인상의 여론은 "택시 업계가 약자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수순"이라는 등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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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규제가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할 정도로 혁신기업 지원에 주력했던 정부 내에서조차, 이른바 '혁신 기업가'들에 대해 잠자고 있던 불편함이 공식화됐다는 점은 벤처업계로서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업권을 막론하고 혁신 기업의 새로운 도전은 기존 규제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진정한 혁신보다는 규제 완화의 틈을 비집고 들어 기존 사회적 약자들의 일자리만 뒤흔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적지 않다.
DDP 현장에서 만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두 사람의 설전에 대해 "혁신은 완장이 아니다"라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그는 "낡은 규제를 깨려는 혁신 기업의 도전, 이를 배려해 신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일맥상통하지만, 일부 스타트업 진영에선 '혁신은 절대 선'이라는 자기 당위성이 지나친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