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팹리스 업계에 장기투자…'한국판 퀄컴' 만들겠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19.05.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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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업체 '넥스트칩' 방문…설계 기술개발에 2705억원 투자, 1400억원 규모 인력양성 사업 추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자부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 팹리스시장 점유율 10% 달성, 2만7000명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4.30/사진=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자부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 팹리스시장 점유율 10% 달성, 2만7000명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4.30/사진=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판 퀄컴이나 NXP와 같은 우수한 팹리스 기업이 배출되는 게 진정한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발전"이라며 "정부도 팹리스 업계에 지속적이고 장기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23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넥스트칩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방문은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의 후속조치로, 팹리스 지원대책 추진상황을 업계에 전달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이뤄졌다.

넥스트칩은 1997년 설립 이래 카메라 영상신호처리(ISP) 반도체 설계기술을 개발해온 팹리스 기업이다. 최근 차량용 고화질 영상처리 반도체를 개발해 중국 현대·기아차, 일본 자동차 1차 밴더인 클라리온에 납품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날 성 장관은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등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팹리스 대책의 기본방향을 설명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팹리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개발 △수요연계 △시제품 제작지원 등을 일괄 지원할 방침이다. 시스템반도체 개발과 양산에 장기간·고비용이 소요돼 매출을 올리기까지 중소 팹리스가 감당할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먼저 정부는 수요연계형 연구개발(R&D)을 통해 유망 분야 기술개발을 돕기로 했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자동차, 바이오·헬스, 스마트 가전 등 5대 유망분야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개발에 민자 400억원을 포함해 총 270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 출범한 5대 분야 수요-반도체기업 간 협의체 '얼라이언스 2.0'은 국내 팹리스를 통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수요기업이 원하는 반도체 기술을 R&D 과제화해 과제당 연간 최대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5개 과제에 32억원이 배정됐고, 넥스트칩도 과제 수행기관으로 참여한다.

아울러 1000억원 규모 민간 주도 팹리스 전용펀드는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모펀드 운용사 선정과 업무협약(MOU) 체결 단계 등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펀드 지원이 기술력을 갖춘 팹리스 기업들에 집중될 수 있도록 국책 R&D과제 수행기업, 수출 및 공공부문 프로젝트 참여 기업, 얼라이언스 2.0 참여기업 등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팹리스 업계가 성장지원펀드, 4차 산업혁명펀드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음달 13일 펀드 활용에 대한 기업 설명회(IR)도 개최할 예정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도 가시화된다. 올해 기업과 정부가 1대1로 매칭하는 기업 수요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이 시작된다. 총 40억원 규모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실트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1400억원 규모 신규예타 사업을 기획해 대기업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팹리스 업계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팹리스 업계가 필요한 기술개발 사업에 정부가 50%의 자금을 매칭하고 대학원 석·박사급 인력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같은 정부 대책에 대해 김경수 대표는 "이번 대책이 기술을 보유한 팹리스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팹리스 전용펀드 등 자금도 긴 안목으로 팹리스 업계에 투자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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