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기다려", "수원에서 와"…'인앤아웃 버거' 대란

머니투데이 이호길 인턴기자, 남형도 기자 2019.05.2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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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부터 줄서 있기도…매니저 겸 요리사 에릭 빌링스 "많은 사람 기다리는 것 보니 놀랍다"

인앤아웃 버거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사진=이호길 기자인앤아웃 버거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사진=이호길 기자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소재 한 식당. 이 앞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언뜻 보기에 많지 않아 보이던 사람들은 골목을 돌아서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40여명 이상 됐다. 각자 책을 펴서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등 저마다 방식으로 지루한 시간을 견뎠다.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투입된 경호원도 있었다.



이들은 오직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를 맛보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미국 양대 버거 중 하나로 꼽히는 유명 버거 브랜드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3시간 동안만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한 명당 살 수 있는 햄버거도 한 개 뿐. 하루 딱 3시간만 주어지는 기회를 잡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머니투데이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현장 분위기를 살펴보니 인앤아웃 버거를 먹기 위한 열띤 경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인앤아웃 버거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사진=이호길 기자인앤아웃 버거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사진=이호길 기자
오전 11시부터 판매한다던 햄버거는 오전 9시30분으로 시간이 일찍 앞당겨졌다. 대기하는 인원이 생각보다 많았던 탓이다. 인앤아웃 버거 관계자는 "9시30분에 이미 햄버거 판매가 동이 났다"고 말했다. 판매가 예정돼 있던 햄버거는 총 250개였다.

일찌감치 온 이들은 햄버거를 사는 행운을 누렸다. 대신 3~4시간씩 기다리는 게 예사였다. 대기줄 맨 앞에 있던 시민은 "아침 7시부터 줄을 서 있었다"고 했다. 친구 곽모씨와 함께 오전 8시50분부터 왔다던 20대 김모씨는 "2시간50분 정도 기다려 11시35분쯤 더블더블 햄버거를 받았다"고 했다. 곽씨는 "미국에서 먹어봤는데 맛있어서, 오늘 한정판매라고 해서 왔다"고 했다.

아들과 함께 인앤아웃 버거를 찾은 한 시민은 "LA에 살던 지인이 추천해줘서 먹으러 왔다"며 "8시20분부터 3시간 가량 기다려서 포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기대한다기보다는 지인이 추천하길래 먹어보려고 한다"며 만족스럽단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 기회를 잡지 못한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 70대 할아버지는 "아내와 함께 프로틴을 먹기 위해 수원에서 왔는데, 먹지 못해서 아쉽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인앤아웃 매니저 겸 요리사 에릭 빌링스./사진=이호길 기자인앤아웃 매니저 겸 요리사 에릭 빌링스./사진=이호길 기자
이날 10시40분쯤 인앤아웃 매니저 겸 요리사 에릭 빌링스가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걸 보니 놀랍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편 '쉐이크쉑버거'와 함께 미국의 양대 버거 브랜드인 인앤아웃버거는 1948년 처음 문을 열었다. 신선한 재료를 조달한다는 이유로 미국 서부 지역에서만 주로 운영하며 현재까지 300여개 매장이 있다. 냉동이 아닌 냉장 패티만 취급하며 감자튀김도 즉석에서 통감자를 썰어 튀기는 등 고품질의 메뉴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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