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MBK컨소시엄에 매각…우리금융, 금융그룹 3위 굳히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주명호 기자 2019.05.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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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 한앤컴퍼니서 변경…우리금융, 향후 재매각때 우위 비은행 키우기 '성공'

MBK파트너스 로고 / 사진제공=MBK파트너스MBK파트너스 로고 / 사진제공=MBK파트너스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팔린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리금융그룹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도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을 키우면서 금융그룹 경쟁에서 3위를 굳히는 모양새다.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 한앤컴퍼니→MBK파트너스=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로 변경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바꾼 건 거래의 종결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의 경우 한상원 대표의 피고발 사건이 변수로 부각되며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10월까지 롯데카드를 매각해야 하는데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면 거래를 마무리할 수 없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의 경우 딜(거래)을 종결할 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며 "한 대표가 무죄가 됐든 유죄가 됐든 매각이 연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 매각 경험 MBK파트너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무난히 통과할 듯=롯데그룹과 MBK파트너스간 주식매매계약은 이르면 이번주 체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수정제안서를 제출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추가협상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이 각각 롯데카드 지분 60%, 20%를 인수하고 롯데그룹이 나머지 20%를 보유하는 구조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선매수권을 보유하는 등 향후 롯데카드를 완전히 인수할 수 있는 조건도 없다.


이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은 MBK파트너스만 심사할 것으로 보이는데 MBK파트너스는 ING생명(현재 오렌지라이프)을 인수, 매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심사는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롯데카드 노동조합이다.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노조는 한앤컴퍼니로의 인수를 피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롯데카드 노조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 사진제공=우리금융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 사진제공=우리금융
◇결국엔 우리금융 '품으로', 금융그룹 3위 굳히기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향후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다시 매물로 내놨을 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회사인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해 금융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긴 쉽지 않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지주사로 전환한 뒤 꾸준히 M&A(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5일 동양자산운용 및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고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7년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인수한 아주캐피탈도 향후 그룹내로 편입할 수 있다.

여기에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하면 우리금융은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출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에 이어 금융그룹 3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우리금융은 1분기 순이익이 5686억원으로 하나금융 5560억원을 앞섰다.

아직까지 증권사와 보험사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앞으로 증권사, 보험사 등으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범위를 확장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증권사와 보험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한 옛 우리투자증권(지금의 NH투자증권)이 아쉽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인수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과거 일부 기업이 증권사를 인수했다가 되판 것처럼 기업이 보유한 증권사가 잠재적 후보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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